美의회, 이번엔 '실업수당' 논쟁? 민주vs공화 '격돌'

장기 실업수당 3개월 지급 연기 놓고 '충돌'
최저 임금 인상 방안도 주요 논의 대상에
11월 중간선거·오바마케어 정론 등 감안시 타결 가능 높아

입력 : 2014-01-06 오전 11:15:01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미국 의회의 새해 첫 입법 과제는 실업수당 연장안이 될 전망이다.
 
◇美 상원 의회 진행 모습(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의회가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6일 장기 실업수당 연장안을 표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업수당 연장 방안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법안 통과 가능성은 높지만 최소 5명 이상의 공화당 의원이 이에 동의를 해야되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이에 앞서 잭 리드 로드 아일랜드 민주당 의원과 딘 헬러 네바다주 공화당 의원은 장기 실직자를 위한 실업수당을 3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의 평균 실업률을 훨씬 웃도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초당파적인 행동에 나선 것.
 
리드 의원은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130만명에서 곧 수 천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양당의 지지를 촉구했으며 헬러 의원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안정망을 제공하는 것은 연방 정부가 해야할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CBS에 출연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아니면 무소속이든 미국인이라면 반드시 이에 동의해야 한다"며 상원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현재 미국 상원은 민주당 55명, 공화당 4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6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는 "지금과 같은 고용 환경에서 실업수당 지급 연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직자와 그 가족들을 돕는 것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기 실직자들이 우선은 소비에 그 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230억달러 가량 증대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4일 라디오와 인터넷을 통한 주간 연설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새해의 첫 선택을 올바르게 해야할 것"이라며 협력을 촉구했다.
 
◇공화당 "다른 예산 줄여야"..정치적 교착까지는 없을 것
 
그럼에도 공화당은 다소 미온적인 반응이다.
 
랜드 폴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은 ABC 방송에 출연해 "실업수당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에 대한 댓가를 치르지 않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3개월간 장기 실업수당 지급을 연장할 경우 약 6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미 예산에 포함된 다른 항목들의 지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여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도 순조로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장기 실업수당 연장에 소요되는 비용은 다른 예산 집행을 제한한다"며 "신규 고용이 창출될 때만이 수당 연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갖고있다. 
 
결과적으로 공화당은 복지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연방정부의 각종 규제와 세금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실업수당은 주(州) 정부에서 26주간만 지급이 되지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부시 행정부는 긴급 지원을 통해 연방 정부가 이 기간을 초과한 장기 실업자에게도 수당을 주도록 했다. 이 같은 방안은 지금까지 11차례나 연장됐고 연방 정부는 최장 73주동안 매주 평균 300달러를 지급했다. 
 
그러나 작년 말 미국 정치권이 2014~2015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장기 실직자를 위한 실업수당 지급을 포함시키지 않아 지난달 28일부터 직장을 잃은지 6개월이 넘는 사람들에 대한 수당 지급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최저 임금 인상 방안도 양당의 충돌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간 동결됐던 연방 정부의 최저 임금을 상향하는 방안 역시 리드 의원의 법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리드 의원은 현행 시간 당 7.25달러의 임금을 앞으로 3년에 걸쳐 10.10달러까지 인상할 것을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추가 조정도 가능하다.
 
지난 4년간 상위 1%의 사람들의 부가 30% 늘어난데 반해 나머지 99%의 부는 0.4% 증가에 그친 극심한 빈부 격차를 해소하자는 의도다.
 
잭 리드 민주당 의원은 "지난 몇 년간 미국인들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최저 임금 인상으로 그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프 플래이크 애리조나주 공화당 의원은 "최저 임금 인상은 정치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 의견을 표했다.
 
이처럼 올해의 첫 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문가들은 작년 10월과 같은 정치적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은 올해 11월 중간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정치권이 종국에는 타결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공화당이 여전히 오바마케어를 주요 논쟁거리고 부각시키고 싶어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레그 발리에르 포토맥리서치그룹 연구원은 "의회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 한번의 셧다운이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공화당 입장에서는 오바마케어를 공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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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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