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금융위기와 함께 붕괴의 고비를 만났던 경부축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다시 한번 황금기를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지지부진했던 경부축 호재들이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며 사업 속도를 올리거나, 국회를 통과했다.
경부축은 서울 한남대교에서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지나는 강남3구, 분당, 판교, 용인, 동탄 등 수도권 핵심 주거권역을 말한다. 버블세븐 중 5곳이 경부축에 속할 정도로 과거 전국 부동산시장의 핵심지 역할을 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시장이 실수요자로 재편됐고 가수요의 투자 대상인 대형, 고가, 재건축 아파트는 외면 받았다. 이들 아파트가 몰려있는 경부축은 수도권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강남 분양시장이 연이은 대박 행진을 보이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인데 이어 현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어지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부축 부흥을 이끌 가장 큰 특급 호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국회는 새해를 맞아 삼성~동탄간 GTX사업에 기본계획과 설계비로 22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안인 120억원보다 106억원이나 증액됐다.
전체 GTX사업이 아직 예타결과도 나오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것과는 달리 A노선(동탄~킨텍스)의 일부 구간인 삼성~동탄 구간은 이미 지난 2009년 3월 경제성(B/C)를 얻어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고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경기 동탄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18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이 구간은 수서발 KTX와 선로를 공용하기 때문에 사업 속도는 기대 이상으로 빨라질 수 있다. 수서발 KTX는 코레일 자회사가 운영할 노선으로, 정부는 철도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면허를 발급하는 등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노선도(자료제공=철도공단)
이와 함께 국회는 성남시 판교~시흥시 월곶 간 복선 전철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서도 2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판교~월곳 간 복선전철은 총 사업비 2조3178억원을 들여 38.6km를 잇는 사업이다.
월곳역~시흥시청~KTX광명역~안양~인덕원~청계~서판교~판교역을 연결한다.
성남시는 사업성 여부만 확인했던 예비 타당성 조사와는 달리 실제 역사 위치나 운행 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경부축 제1의 도시 강남과 제2의 도시 분당은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폐지라는 호재를 만났다. 이전 정부에서 안정성을 이유로 도입이 지연돼 왔던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대표적인 부자감세로 매번 국회의 문턱을 못넘던 양도세 중과세 폐지안은 최근 여·야간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정부는 신축 당시 구조도를 보유한 경우 15층 이상의 공동주택은 최대 3개층, 14층 이하의 공동주택은 최대 2개층까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세대수 증가범위도 기존 10% 이내에서 15% 이내로 확대됐다.
2013년 7월 기준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단지는 23개, 1만9000여 가구로 대부분 강남구와 분당, 수원시에 집중돼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장기 침체로 조심스러워졌지만 경부축에 진입하려는 잠재 수요는 상당하다"며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침체 시장의 효과적인 회복 확산을 위해 국내 산업과 부동산의 중심축인 경부라인을 살려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