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오른쪽)와 앨러드 배어드 보스턴 부사장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코트야드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10개의 국내 프로야구단 중 대기업집단 지원 형태로 운영되지 않는 유일한 팀인 넥센이 지난 2013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시작했다.
넥센은 지난 5일 서울 영등포 코트야드메리어트호텔서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와 앨러드 배어드 보스턴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을 진행했다. 지난 1901년 창단한 보스턴이 아시아 프로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는 넥센이 처음이다.
그간 다수 국내 구단이 미국·일본 구단과 맺은 '자매결연' 단계를 넘겼다는 점과 보스턴이 먼저 넥센에게 관계를 제안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한국의 프로구단 중 보스턴과 넥센의 관계와 같은 형태를 맺은 구단은 아직 없다.
◇팜 시스템 구축·분석 및 평가·선수 트레이딩 등 선진기법 전수 기대
넥센은 이 파트너십 체결로 보스턴의 팜 시스템 구축 노하우와 운영, 세이버 매트릭스, 선수 분석 및 평가 시스템, 트레이닝 기법 등을 전수받기로 합의했다.
2013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30개 팀들중에서도 가장 선진화된 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센은 선진 팜 시스템 운영 기법을 퓨처스(2군)팀인 화성 히어로즈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선수들을 정규·오프 시즌으로 나눠 집중 관리하는 각종 선수 트레이닝 기법 도입도 고려 중이다. 구단은 체계·객관적 선수평가시스템을 적용해 효과적 선수 관리와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장석 넥센 대표이사는 "113년 전통의 세계적 명문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서 손잡게 돼 기쁘다. 창단 후 7번째 시즌에 들어가는 우리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며 "이러한 시기에 보스턴의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는 것은 앞으로의 넥센 구단의 비전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과 관련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보스턴·넥센이 앞으로 많은 교류를 통해 단순한 자매구단 형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과 모델을 잘 만들어 발전시키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보스턴의 아시아 첫 파트너..넥센이 아닌 보스턴이 먼저 제안
이번 파트너십 체결의 특징은 넥센이 아니라 보스턴이 먼저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체결식을 위해서 한국을 찾은 앨러드 배어드 부사장은 "최근 보여준 넥센의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이 레드삭스가 추구하는 철학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먼저 제안을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면서 "넥센을 비롯한 한국 프로야구에서 실행중인 기법을 얻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스턴이 한국·일본 등지의 아시아 구단을 탐색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11년. 결국 보스턴은 넥센을 선택하고 지난 2013년 8월 넥센에 연락해 파트너 관계를 제안했다.
지난 1901년 창단해 이제 무려 113년 역사의 팀이 올해로 7년차 팀에 먼저 파트너 관계를 위해 손을 내민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다. 당연히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넥센 관계자는 "보스턴에 우리(넥센)에게 파트너십 관계를 제안한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우리 팀이 다른 구단과는 다르게 자생 기업이란 것과 다양한 운영 철학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했다. '넥센의 혁신적 자세(Progressiveness)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답도 왔다"고 말했다.
이번 양측의 파트너십 체결은 구단 존폐 문제와 구단 운영에 대한 숱한 논란을 불러왔던 넥센이 이제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은 물론 이를 위한 노력·성과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음을 뜻한다. 대한민국 프로야구단 중 대기업집단 모기업이 없는 유일한 야구 전문기업 넥센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