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LG전자 하현회 사장, 그의 고민은?

입력 : 2014-01-08 오후 6:08:00
[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사령탑에 오른지 한 달. 하현회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사장)의 고민은 무엇일까.
 
하현회 사장은 7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참석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호텔에서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올 한 해 TV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하 사장은 (주)LG 시너지팀장(부사장)으로 재직, 지난달 있었던 2014년도 LG전자 임원인사를 통해 HE사업본부장(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수익성 하락이라는 늪에 빠져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LG전자 TV사업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것.
 
하 사장은 취임 한 달여를 맞아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밸류 체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기존 TV시장 룰을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미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어렵다"며 "중국업체는 맹추격을 하고 있고 일본업체는 재도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LG전자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2014년도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사업전략을 밝혔다. (왼쪽부터)황정환 TV개발담당 상무, 하현회 HE사업본부장(사장), 이인규 TV사업담당(전무)(사진=LG전자)
  
때문에 그는 "주변기기와의 호환성을 높이고 스마트화 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경쟁력 있게 만드느냐가 고민"이라며 "시장을 선도할 제품을 만드는 게 구체적 목표"라고 밝혔다. 구본무 회장이 제시한 시장선도 철학이 다분히 배여 있었다.
 
내년 TV 시장에 대해 그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 사장은 "최근 시장조사를 봐도 볼륨이 지난해에 비해 획기적으로 늘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올해는 UHD나 고기능화된 스마트TV, OLED TV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되면서 모처럼 대형 TV에 대한 교체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관측한 시장 예상과는 상이한 대목이다. 엇갈린 전망 속에서도 LG전자는 믿는 구석을 따로 남겨두고 있다. 웹OS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TV다.
 
LG는 지난해 3월 HP로부터 웹OS를 인수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R&D 연구소를 운영하며 웹OS 기반의 스마트 TV 개발에 매진했다. 웹OS의 강점을 활용해 간편하게 만드는데 초점을 뒀다. 간편함이 최대 편의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출시된 스마트TV 사용법이 복잡하고 부팅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소비자들에게 스마트TV가 결코 '스마트'하지 않다는 데서 출발했다. 한 사장은 "웹OS는 이미 상용화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른 제품으로 웹OS 적용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한 사장은 "우선 TV에 웹OS를 적용하기 때문에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대하는 것은 비즈니스 등 여러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디바이스에 플랫폼과 웹, 애플리케이션 등의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세계적인 콘텐츠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하 사장은 "중국 업체가 울트라HD TV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출시되는 TV가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라며 "3D와 아이패스·웹OS를 내세우면 LG전자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은 OLED를 수렴할 시장도 클 것"이라며 "UHD와 OLED를 같이 공략하면 LG의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 TV로 꼽히는 OLED TV에 대한 주도권을 쥐면서, 대중화에 한발 다가서며 징검다리 역할을 할 UHD TV에 대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UHD TV의 격전장으로 비화된 이번 CES에서도 OLED TV를 내놓으며 주도권 챙기기에 주력했다.  
 
마지막으로 하 사장은 "지금 당장 몇 대의 TV를 팔겠다고 목표를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신 의미있는 양적·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매 분기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률이 손익분기점까지 추락한 LG전자의 간판사업이 그의 양 어깨에 달렸다. UHD에 이어 OLED까지, 시장을 선도해 놓고도 정작 수익 면에서는 뒤쳐진 LG전자의 고민과 궤를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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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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