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LG생명과학이 국내 상위제약사 중 연구개발(R&D) 부문에 가장 높은 투자 비율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K케미칼은 가장 낮은 투자 비율로 대조를 보였다.
<뉴스토마토>가 8일 상위 10대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2014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을 분석한 결과, LG생명과학이 유일하게 20%대 비율을 보였다.
이어 한미약품(15%), 대웅제약(13%), 종근당(12%), 일동제약(12%), 동아ST(10%), 녹십자(10%) 등도 10%대의 투자 비율을 집행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한양행(8%), JW중외제약(8%), SK케미칼(7%) 등은 한자릿수의 저조한 투자 비율을 보였다.
올해 이들 10대 제약사의 R&D 투자 비율은 지난해 10.68%에서 11.5%로 소폭(0.82%p)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 금액으로만 보면 동아ST가 1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공동 투자한다.
다음으로 SK케미칼이 1000억원, 한미약품 900억원, 대웅제약과 LG생명과학이 각각 850억원, 녹십자 7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SK케미칼은 화학과 케미칼을 합한 금액이다.
올해 가장 높은 R&D 투자율을 보인 LG생명과학은 올해 85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50억원을 더 늘렸다. LG생명과학은 올해 ▲항암 ▲통풍 ▲바이오의약품 ▲백신사업 ▲당뇨복합제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이는 다국적제약사들의 R&D 투자 평균 비율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화이자,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들은 평균 2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는 곧 이들의 높은 경쟁력으로 연결됐다.
반면 국내제약사들은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어 향후 R&D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약 개발이 장기간의 시간과 막대한 규모의 재정 투입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인내를 갖고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R&D 투자 비율에 따라 해외진출 의지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신약 개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LG생명과학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자 비율을 보인 한미약품은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한미약품은 전통적인 R&D 강자로, 현재 항암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암에 효과를 보이는 표적항암제 ‘HM781-36B’으로, 국내에서 비소세포 폐암을 타깃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제약사인 카이넥스와 공동으로 다중표적 항암제인 ‘KX2-391’에 대한 임상 1상을 미국 현지에서 진행 중에 있다.
R&D 비율 3위인 대웅제약은 올 하반기 해외시장에서 한층 주목받을 전망이다.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NABOTA)’가 국내 발매 이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받으며 잇단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나보타’ 해외 수출과 관련해 미국, 남미, 중동 등의 제약사들과 총 400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