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제약계가 부담을 안고 새해 첫발을 내딛었다. 당장 2월 시장형실거래제 재시행을 눈앞에 두면서 매출 하락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특히 시장형실거래 재시행으로 1원 낙찰을 비롯한 초저가 낙찰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약품 유통시장이 왜곡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전년보다 매출이 10% 늘거나 50억원 이상 늘어난 의약품 약값을 더 낮추는 사용량 약가 연동제도 개정안도 1월부터 시행되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제약계는 이 같은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결의했다. 주요제약사 CEO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거점을 확대, 한 단계 도약하는 해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R&D 투자 확대만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유일한 대안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전초단계다.
무엇보다 주요 제약사들의 방점은 내수에서 탈피해 해외로의 진출로 축약된다. 규제 위주의 정책적 제약이 가져온 한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는 그간 국내에만 머물던 제약사들에게 위기감을 고취시켜 안정 대신 도전을 택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역효과가 이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채근했다는 분석이다.
◇강신호 회장 “위기, 슬기롭게 대처하자”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2일 시무식에서 앞으로 다가올 큰 변화에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동시에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목표와 함께 세계시장 진출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글로벌 제약기업을 향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며 "임직원 모두가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면 그 마음가짐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강 회장은 “각자 맡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본인이 스스로 발전한다면, 회사는 곧 사람이 만드는 것으로 개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으로 직결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2014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동아에스티)
◇허일섭 회장 “불리한 외부환경 변명 안돼”
녹십자는 오창공장과 R&D센터 등 전국의 사업장은 물론 해외지사 등 전 임직원이 시무식에 참여했다. 화상중계 시스템 덕택이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건이 어렵고 외부환경이 불리하다는 것이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위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기업, 역경 속에서도 발전의 계기를 찾아낸 뛰어난 기업이 되기 위해 전사적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허 회장은 “전략과 실행을 한 방향으로 체계화하고 사고와 행동 또한 한 방향으로 일치화하는 전사적 변화가 녹십자 혁신”이라며 “녹십자 가족 모두 한마음, 한 방향 변화 실천에 매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종욱 사장 “글로벌기업 도약 발판 마련해야”
대웅제약은 올해 경영방침으로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 ▲고객가치 향상 ▲일할 맛 나는 회사로 설정했다. 따라서 올 한해 국내 제약시장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R&D 및 신약개발 추진과 글로벌 시장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또 미국, 중국, 인도 등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외 시장에 개량신약을 발매한다는 전략이다.
이종욱 사장은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들이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서 발판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올 한 해는 지난해의 고무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시장에서 귀감이 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관순 사장 “영업과 마케팅 통합 운영”
한미약품은 올해 영업과 마케팅을 통합 운영한다. 또 R&D 부문에서는 표적항암제, 당뇨치료제 등 혁신신약 임상성과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영업과 마케팅을 통폐합해 새로운 조직이 출범한다”며 “각 사업부 본부장을 중심으로 현장활동을 강화하고 책임영업, 자율영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미의 미래가 달려있는 표적항암제, 당뇨치료제 등 혁신신약 임상성과를 차질없이 도출해 성공적인 글로벌 파트너링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섭 사장 “제약업계 매출 1위 자신”
유한양행은 올해 경영슬로건으로 ▲부문별 목표 책임 달성 ▲성과창출 R&D ▲지속성장 기반 구축 ▲실천적 사고와 행동을 4대 경영지표로 수립했다.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은 “지난해 주요 품목의 성장에 힘입어 업계 매출 1위에 올라서는 쾌거를 이뤘다”며 “노사 상생의 공로로 인해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올해는 회사 창립 88주년이 되며,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새 역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치 회장 “실질적인 성과 나오는 한 해 될 것”
일동제약은 올해 경영지표를 ‘Value UP’ 새로운 출발로 선포했다. 주요 경영방침은 ▲실행력 혁신 ▲제품가치 혁신 ▲수익성 혁신 등 기업가치 제고와 경쟁력 향상에 무게를 뒀다.
경영 전반에 걸쳐 효율과 책임을 극대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은 “신약 개발, 시설 투자 등 장기간 준비해온 노력들의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는 한 해가 될 것”며 “특히 개량신약과 비만치료제 등 신제품들의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호 회장 “해외시장 개척해 내수시장 극복할 것”
보령제약은 올 한 해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성장을 이루자는 의미로 ‘선택과 집중’으로 경영방침을 정했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은 “‘카나브’의 글로벌 진출과 보령메디앙스의 중국 법인설립을 통한 성공적 경험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며 “이를 통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 배려의 마음을 통해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의 가치를 되새겨 창조적인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