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해 'CES 2014'는 세계 최대의 국제가전전시회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사실상 '모터쇼'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자동차를 하나의 첨단 IT기기로 인식하는 '스마트카'의 흐름이 강해지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4에서 포드, 아우디, BMW, 메르체데스-벤츠, 크라이슬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등 9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주요 IT·전자 기업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특히 행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구글이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성과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안드로이드 카’ 시대가 예상보다 더 빨리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고조된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연합군을 결성한 구글은 이번 CES에서 아우디, GM,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을 비롯해 엔비디아 등 반도체 회사들과도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CES 2014에 참가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사진=뉴스토마토)
메르세데스-벤츠는 운전자의 버릇과 습성 및 과거 이력을 토대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예측형 사용자 경험(Predictive User Experience)' 시스템을 최초 공개했다.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창한 주말`과 같은 주변 정보를 인식하고 운전자의 기분과 주로 가는 장소를 스스로 검색하는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 시스템을 연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벤츠는 이번 행사에 구글과 공동 개발 중인 프로젝트 글라스'와 스마트 손목시계를 공개했다. 프로젝트 글라스는 음성인식 등으로 구글 글라스 형태 기기에서 목적지를 검색하고 차량에 전송할 수 있는 기기다.
아우디 역시 구글과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개했다. 아우디는 향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확장성을 활용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방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뒤질세라 스마트카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곧 미국 시장에 선보일 2세대 블루링크에 구글 글라스와 연동 가능한 앱을 선보였다. CES 현장의 현대차 관계자는 "갤럭시 기어와 같은 웨어러블 제품과 자동차의 연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애플이 아닌 구글과의 파트너십에 치중하는 이유는 안드로이드의 막강한 시장 점유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우디의 엔지니어 책임자인 리키 후디(Ricky Hudi)는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 점유율이 최근 80%를 넘어갔다는 점도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기술의 결정판으로 언급되는 '자율주행'도 이번 CES를 통해 보다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아우디가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칩셋과 각종 센서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연하면서 현장 관계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우디는 고성능 칩세트와 각종 센서 프로세싱 통합에 기반을 두고 자율주행 운전보조장치의 부피를 노트북 수준으로 줄인 `zFAS`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동주차를 넘어 실제 도로에서 구현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했다.
이번 CES에 참가한 톰 크레이븐 아우디 본사 엔지니어는 "최근 자동차 엔지니어링과 관련한 기술 진보의 대부분은 IT부문 또는 전기전자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가속화 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술 혁신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우디가 CES 2014에 참가해 스마트카와 관련한 신기술을 선보였다.(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