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재무장관 회동.."내수 부양해라"vs."너희나 잘해라"

입력 : 2014-01-09 오후 2:39:56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왼쪽)과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독일 경제에 대한 미국의 참견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며 양국의 긴장감을 높였다.
 
며칠 전 수출 강국 독일 경제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베를린 행을 선언했던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독일의 베를린에서 쇼이블레 장관과 회동했다. 
 
루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독일의 수출 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을 되풀이했다. 
 
루 장관은 "독일이 내수보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유럽은 물론 세계의 교역 및 자본 흐름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독일은 내수와 투자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쇼이블레 장관은 "미국 정치인들이 독일에만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다"며 "유로존이나 유럽연합(EU) 전체를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이 자리에서 만난 이유는 상호간의 이해를 개선시키기 위해서지, 서로에게 각자 다른 교훈을 주기 위해서 만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도 연간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독일이 수출에만 의존하고 있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독일은 지난 넉 달 연속 수출액이 증가했고, 8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왔다. 11월 독일의 순 수출액(흑자수지)은 전월 대비 7% 증가해 178억유로로 확대됐다.
 
독일 재무부 측은 독일이 유로존 및 EU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전체 연합을 생각할 경우 흑자 수준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만일 유로존에 독일이 없다면 유로존은 적자에 머무를 것"이라며 "유로존을 한 국가라고 생각한다면 독일의 흑자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쇼이블레 장관이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독일 경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크리스 윌리엄스 마르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흑자폭이 확대될수록 정치적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며 "독일을 수출주도 성장에서 내수중심 성장으로 재편하기 위해 미국의 참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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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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