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세계 최초로 2000만대를 돌파했다. 극심한 대기오염과 교통 정체로 당국이 규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자동차 판매 열기를 꺼뜨리지는 못했다.
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는 작년도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대비 13.9% 증가한 2198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000대를 넘어선 것은 중국이 처음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했다.
세부적으로는 버스와 상업용 트럭을 제외한 승용차 판매는 16% 증가한 1793만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판매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살인적인 스모그와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심각한 교통 정체로 당국이 자동차 대수를 제한하는 조치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금융 중심지인 푸동 지구를 강 건너편에서 바라 본 모습. 스모그가 심한 날에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기가 혼탁하다(사진=로이터통신)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에서는 차량 증가 억제를 위해 한정된 번호판을 추첨으로 배분하는 자동차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수량 마저도 점차 줄이는 추세에 있다. 텐진시에서는 자동차 면허 발급 수를 제한하고 있다.
해리 천 궈타이쥔안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도시의 구매 제한이 점차 강화된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소도시에서의 성장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규모에 걸맞게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외국 기업 중에서는 8년째 중국 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GM은 지난해 316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전년도보다 11% 증가한 결과로 사상 최고 성적이다.
독일의 명차 폭스바겐은 1~11월 기준으로 296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종전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12월의 판매 결과에 따라 중국 내 자동차 업계 순위 변동도 가능해졌다.
이 밖에 포드는 중국 시장에 후발 주자로 참여했지만 '포커스' 모델의 인기를 바탕으로 전년도보다 49%나 많은 93만5813대를 팔며 처음으로 일본의 강호 도요타 자동차를 앞질렀다.
도요타 자동차는 포드에 밀리기는 했지만 반일감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판매량은 9.2% 늘어난 91만7500대로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닛산자동차와 혼다자동차도 모두 전년도의 부진을 털고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 같은 외국 기업들의 선전에 천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합작 관계를 맺고있는 외국계 자동차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