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주 담합한 펌프제조사들 무더기 검찰고발

공정위, 21개 펌프 제조사에 과징금 54억원 부과..20개사 검찰고발

입력 : 2014-01-12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발주한 사업에서 대규모 담합을 저지르던 사업자들이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이 발주한 수중 및 입축펌프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가격 등을 공동으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21개 펌프제조사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20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조달청은 지방자치단체나 농어촌공사와 같이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빗물펌프장이나 배수펌프장 용 펌프를 각 수요처의 요구를 받아 발주하는데 이 때 참여한 업자들이 서로간에 짬짜미를 통해 낙찰가격 결정해 왔다는 것이다.
 
조달청의 발주는 수중펌프와 입축펌프(육상펌프)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수중펌프 입찰담합에 20개 사업자, 입축펌프 입찰담합에도 10개 사업자가 참여했다.
 
펌프 제조사업자들은 지난 2004년~2009년 조달청이 발주한 수중펌프 구매입찰 32건과 입축펌프 구매입찰 39건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공동으로 낙찰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했으며, 낙찰 예정가격이 큰 경우에는 업체간 이익규모차이를 줄이기 위해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눠 교대로 공동순번을 정해 낙찰받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2007년 부터는 합의참여자가 건별로 입찰기일 전에 만나서 최소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한 사업자를 낙찰받을 사업자로 정하고, 실제 낙찰받은 이후에 다른 사업자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변경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공정위는 수중펌프 입찰담합에 참가한 20개 사업자에 31억9600만원, 입축펌프 입찰담합에 참가한 10개 사업자에 22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고, 17개사 법인과 3개 개인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용수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이번 사건은 입찰 참여자들이 담합에 따른 이익을 균등하게 배분하기 위해 순번제와 공동순번, 이익금 배분 등 그 실행방식을 정교하게 발전시켜 온 특징이 있다"며 "법위반의 정도가 심각하다고 보고 엄중하게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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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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