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에 '민생' 맞불 새누리, 국정교과서에 집착

입력 : 2014-01-10 오후 7:17:00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해 벽두부터 개헌론이 대두되고 있다. 여야 의원 120명이 참여하는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은 올 상반기 입법을 목표로 지난 연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고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개헌 요구가 흘러나오고 있다.
 
친이계 좌장이자 '개헌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재오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의 입장에서 새해 화두는 정치개혁"이라 규정하며 "집권 2년차에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정권 5년 동안 하기 어렵다"라고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블랙홀"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개헌 논의 주체 등의 지혜와 능력에 따라, 개헌 논의를 어떻게 운반하느냐에 따라서 블랙홀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정치에 대한 불신과 교착의 가장 큰 원인인 제왕적 대통령제의 수술이 필요하고,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의 개정도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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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누리당은 정치권의 개헌 요구에 대해 '경제론'을 내세우며 단칼에 거부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10일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정 우선순위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고 강조하며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민주당은 새해 벽두부터 소모적 정쟁에 매달린다"며 지적했다.
 
최 원내대표는 오히려 "개헌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구성 시기와 논의 방식에 있어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60% 이상이 올해 개헌 논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개헌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청원 의원은 지난 8일 이재오 의원의 개헌론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해도 금년 대한민국, 특히 우리 당은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라고 일축하며 "특히 집권당인 우리 새누리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경제 살리기'라는 민생 카드를 앞세워 당 안팎으로 요구되는 개헌론을 잠재우기 위해 열심이다. 하지만 정작 민생은 실종되고 친일 미화·독재 찬양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에만 집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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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최경환 원내대표는 "교학사의 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일부 세력의 집단적 압력에 의해 결정을 철회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의 교과서 등장에 대해 이 교과서가 자신들의 시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집단적 이지메를 가하고,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내는 것은 특정 세력의 반민주적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희정 의원 역시 지난 7일 "전교조 등 일부 세력은 최종 승인을 마친 교과서에 대해 억지 주장을 들이대며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을 방해했다"라고 교학사 교과서 철회 결정을 비판했다.
 
더불어 새누리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국사 교과서를 국정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황우여 대표는 지난 7일 YTN 인터뷰에서 "국가가 국정, 공인하는 한 가지 역사로 국민을 육성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역사는 한 가지 교과서로 가르치는 게 국가적 임무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은 교육부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9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교과서 편수(편집·수정) 전담 조직 구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국가가 교과서의 집필을 책임지는 국정 교과서 체제로 회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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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한길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국정 교과서를 검토하다가 여론이 질타하자 이제는 또 역사 교과서 검정 과정에 교육부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한다"며 "참으로 엉뚱한 ‘정상의 비정상화’이고, 참으로 몰염치한 교육부 장관"이라고 질타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의 국정 역사 교과서 환원 주장에 대해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를 국민 머리에 주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는 역사 교과서 논란에 대해 "역사가 정파나 좌우 진영 간의 이념논쟁으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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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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