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합병을 추진하는 KT와 합병에 반대하는 SK텔레콤, LG 통신3사, 케이블TV 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맞장 토론’을 벌인다. 개별업체들의 입장설명만 듣기보단 현장에서 찬반 양쪽 진영의 토론을 듣고 현실적인 시장상황을 파악하겠다는 게 공정위의 의도다.
반면 KT·KTF 합병 인가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업체별 개별 입장을 청취하는 것으로 시장상황 파악을 마쳤다. 특히 방통위는 지난 18일 한승수 총리가 국회 대정부질의 답변에서 “KT의 통신관로나 전주 같은 필수설비를 관리할 중립기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발언을 두고 “KT·KTF 합병과 전혀 관련 없는 제도개선 검토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어 주무부처의 역할이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0일 공정위 한철수 시장감시국장은 “KT·KTF 합병에 대한 찬반 양측의 입장은 서류와 개별면담을 통해 알고 있지만 이해당사자의 생생한 토론을 들어보면 보다 충분한 입장 개진이 이뤄질 것”이라며 “20일 토론회를 열어 양측의 입장을 파악하고 심사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박상용 사무처장 주재로 진행될 토론회를 위해 공정위는 합병 찬반 양측에 △유·무선필수 설비 독점 지배력 전이 문제 △결합상품판매를 통한 지배력 전이 △유·무선 공통비 부당배분 등 상호보조를 통한 지배력 전이 △유·무선 통합 망내할인을 통한 지배력 전이 △가입자 정보 유통망 통한 지배력 전이 △유선부문 자금력 이용한 마케팅 경쟁 등의 토론 쟁점을 제시했다. 방송통신 업계가 KT·KTF 합병을 앞두고 제기하고 있는 이슈들이 총망라돼 있다. 공정위가 합병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방통위가 합병문제에는 유독 몸을 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KT·KTF 합병에 대한 인가는 통신 분야 규제권한을 가진 방통위의 영역이기 때문. 일반 기업결합 심사권한을 가진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의 문제점이 없는지를 파악해 방통위에 의견을 전달하도록 돼 있어 이번 합병심사에서는 사실상 보조역할을 하게 된다.
[서울=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