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파기에 따른 비난이 쇄도하자 여야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끌어들이고 나섰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로지 대선 공약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위헌 가능성과 부작용 확대를 감수하고 막무가내로 집행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여야가 솔직하게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 역시 지난 16일 "여야 모두 지난 대선 공약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을 면밀하고 신중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히 이해를 구하고, 실천 가능한 정치개혁 방안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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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공약 파기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야가 함께 주장한 공약인 만큼 파기에 대한 책임도 같이 져야 한다는 논리다. 더불어 야당 의원들 역시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부작용을 인지하는 만큼 국회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 역시 포함되어 있다.
여당의 한 초선의원은 "정당공천제 폐지에 따른 근본적 문제점에 대해 여야가 인식하고 있지만 정치적 입장만 다를 뿐"이라면서 "제도를 제대로 개선하기 위해 (여야가) 같이 합의해 정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비겁한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약속을 뒤집은 것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잘못된 공약을 한 것을 공동으로 사과하자며 민주당에 엉뚱한 제안을 해 국민을 현혹하고 나섰다"라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런 말 바꾸기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얕보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2월 국회에서 반드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관철시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