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국제강이 후판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동국제강은 1971년 국내 최초로 후판사업에 진출한 철강사다. 후판은 봉형강과 함께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주로 상선 등 선박 제작에 사용되는 강종이다.
이 때문에 조선업 호황기 때는 회사의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지금은 조선업 성장세가 꺾이면서 실적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전년 대비 후판 부문 매출액은 약 44%, 판매량은 35% 감소했다. 시장점유율은 2010년 40%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4%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후판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후판 부문을 따로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올 들어 후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기술력을 키워 해양플랜트용 에너지 강재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주문을 미뤘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이를 뒷받침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후판 압연 기술부문 ▲슬래브 소재설계 부문 ▲슬래브 조달 부문 등에 관한 포괄적 기술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일본 2위 철강사인 JFE스틸에서 후판 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JFE스틸은 연산 3000만톤 규모의 세계 9위 철강사로 후판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국제강과는 지난 1999년부터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으며, 현재 장세주 회장에 이어 14.88%로 2대 주주에 올라있기도 하다.
동국제강은 두께가 서로 다른 후판을 하나의 공정에서 만들어 내는 ‘이(異)두께 압연기술’과 같은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후판 생산성 향상과 원가 절감에 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슬래브 소재 설계부문에서도 JFE스틸과 협력을 강화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를 사용하는 철강사로, 후판의 원료인 슬래브는 전량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고로를 갖고 있는 철강사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동국제강은 고로를 운영하는 JFE스틸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원가경쟁력을 10% 이상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반 상선에 사용되는 범용 후판 시장과 차별화된 고부가 에너지 강재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해양플랜트용 후판 시장 진출 1년 만에 최고급 후판이 사용되는 북극해 해양플랜트 상부구조물용 후판 공급 등 연간 10만톤 가량의 수주 성과를 이룬 바 있다.
여기에는 미국(API), 유럽(EN10225), 노르웨이(Norsok)의 해양플랜트용 에너지 강재 규격을 만족시키는 프라임(prime)급 상업생산 수준까지 기술력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후판부문의 생산량 변화는 없다”며 “고부가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질적인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은 지난해 약 200만톤 가량의 후판을 생산했으며, 포항공장(190만톤)과 당진공장(150만톤)을 합쳐 연간 340만톤의 후판을 생산할 수 있다.
◇동국제강이 일본 2위 철강사인 JFE스틸과 손을 잡고 후판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