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지난해와 달리 올해 봄 이사업계는 다소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기 때문이다. 강남은 입주물량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지만 임대차 거래는 증가하고 있다.
이사 업계의 본격적인 움직임은 설 직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업계, 전년대비 보합세나 소폭 상승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지난해 보다 37% 증가한 26만6545가구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특히 다음달 전국 입주물량은 이달보다 1만1025가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34가구 증가한 총 2만177가구다. 오는 3~4월 입주물량은 2월보다 소폭 줄겠지만 지난해 보다는 역시 많다.
입주물량의 증가로 올해 봄 이사업계의 계약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의 경우 입주물량은 지난해보다 22% 줄어들 예정이지만, 전월세 계약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집게 결과를 보면 지난달 전국기준 총 11만789건의 전월세 계약이 신고됐다. 이는 전달 같은 기간보다 3.0%, 지난달 보다는 4.5% 오른 수치다.
전월세난을 피해 학군수요를 목적으로 미리 강남권으로 이동하려는 부모들의 움직임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전월세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설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A이사업체 관계자는 "업체별로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이사계약 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봄방학을 낀 2월부터 3월초까지 성수기라 최대 50%까지는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사철, 높은 가격·무허가 업체 등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봄방학 성수기를 노려 폭리를 취하는 업체나 한철장사를 노린 무허가 불법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오는 2월 8~9일, 18~19일, 28일은 '손 없는 날(악귀가 따르지 않는 길한 날)'이다. 이 날을 중심으로 이사물량이 몰릴 것으로 보여 일부 악덕 업체의 폭리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악덕 업체들은 '이사 중 짐이 더 나왔다'거나 '식대가 필요하다', '탑차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등의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2월말 이사를 앞둔 김모씨(30·남)는 "탑차에 다 싣지도 않고 박스가 몇 개 더 나왔다며 임의로 용달을 불러 추가비용을 요구한 적 있다"며 "이사 업체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 한철장사만 하고 빠지는 일부 '무허가 불법업체'들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불법업체들로 인해 대부분의 성실한 업체들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9월말까지 접수된 포장이사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는 모두 1122건으로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책임회피로 소비자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어렵다. 같은 기간 접수된 소비자 피해 495건 중 환급·수리 등 배상을 받은 경우는 188건(3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사철에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지역 관할 관청을 통해 해당업체가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또 이사업체로부터 방문견적을 받고 계약서상 차량수나 에어컨 설치비용 등을 기재해 이사당일 추가비용 요구에 대한 분쟁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분실사고에 대비해 귀중품은 직접 챙기며 파손 사실이 있을 때 사진으로 남긴 후 직원의 확인을 받으면 된다"며 "무허가 불법업체들에 대한 위법사실은 과태료나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로고 신고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사와 가맹점 모두 책임을 회피한다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고가사다리를 이용해 이사를 하는 장면. (사진=문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