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쿠르드 지역 개발에 이어 이라크 정부가 남부 유전지대를 대상으로 시행중인 2차 국제 사전 자격심사(PQ)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입찰 자격을 얻을지는 불확실하지만, 지난해 1차 입찰에서 한국가스공사가 다른 외국기업 30여곳과 함께 입찰 자격을 얻은 데 이어 석유부국 이라크 진출의 또 하나의 낭보라는 평가다.
23일 정부 관계당국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이라크 정부의 2차 PQ에 참가해 다른 국제적 석유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SK에너지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허락없이 북부 쿠르드지역의 탐사광구 개발 등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아 2007년 말에는 이라크로부터 원유수입이 중단됐고 지난해 실시된 1차 PQ에서도 탈락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더 이상 쿠르드 지역 사업에 나서지 않는 조건으로 제재가 풀리면서 1월부터 원유 수입은 재개됐으나 이라크 정부가 실시하는 2차 PQ 참가는 불확실한 상태였다.
이라크 남부지역은 1150억 배럴로 추정되는 이 나라 석유매장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중요도에서는 쿠르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SK에너지가 불완전하나마 이라크에서의 제약이 풀린 것과 달리, 쿠르드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PQ에 참가하지 못했다.
미국의 석유산업 정보지 PIW(Petroleum Intelligence Weekly)에 따르면 SK에너지는 1억7500만 배럴의 원유 매장량과 1조9500억 입방피트의 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는 세계 74위의 석유기업으로, 95위로 평가되는 석유공사에 앞선다.
정부도 이라크에서의 원만한 사업 진행을 위해 다각도의 지원책을 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24일 외교관계 수립후 처음 방한하는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만나 한-이라크간 경제 및 자원협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탈라바니 대통령의 공항 영접에 자원정책을 맡고 있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나가도록 하는 등 이라크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4월께 평가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정부도 자원협력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스공사가 포함된 1차 입찰자격 획득업체들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1차 입찰자격 획득업체들을 대상으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합작 프로젝트의 경우 이라크 국영 석유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51%에서 25%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락되면서 기존 조건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