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도 우울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의 70%를 담당한 휴대폰 부문이 시장의 정체 속에 부진에 빠진 가운데 폭발적 수요를 담보할 혁신적 기기 없이는 시장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최근 외신들을 통해 표면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원화 강세, 애플 공세, 특허소송 비용' 등에서 삼성전자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 역시 그 어느때보다 위기를 실감하며 전열 추스리기에 안간힘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2일 "스마트폰 기술을 중국 등에서 따라오고 있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며 "시장이 차 있어서 뚫기 쉽지 않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토로했다.
휴대폰 부문(무선사업부)의 부진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되는 반도체 사업의 선전 여부도 미지수다. 이 관계자는 "그나마 반도체 사업부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이지만 업황에 영향을 받고, 스마트폰 시장과 연동되는 분야라서 녹록치는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장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3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S5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예정되면서 이에 따른 특수도 노린다.
특히 UHD TV가 일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은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록 일본의 소니가 UHD TV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는 하나 세계 TV시장 8년 연속 1위의 저력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따라올 만한 분야가 마땅치 않아 결국은 무선사업부가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동시에 무선사업부에 대한 의존도와 편중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삼성전자로서도 뼈 아프게 다가온다.
물론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대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획기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는 한 하이앤드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전년 대비 이익이 크게 줄지도, 하락할 것 같지도 않아 실적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수년간 사상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던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을 보인 점도 회복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마의 벽으로 불리던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1분기 만에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삼성그룹 신임 임원진과의 만찬에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 것도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 없이는 현 위기감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계를 뛰어넘어 변화의 주도권을 잡자'는 이 부회장의 메시지는, 앞서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신년하례식'에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역설한 화두와 맞닿아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실적 잠정치로 매출 59조원, 영업익 8조3000억원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4분기 실적 확정치를 내놓는다.
◇삼성(자료=삼성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