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매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주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보다 0.3%,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7%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 18.2%,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다. 지난 3분기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직후 단 1분기 만에 급전직하다.
다만 앞서 4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면서 시장 충격은 다소 완화된 모습이다. 오히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강보합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가운데 원화 강세와 엔화 변동성 확대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7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있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일회성 비용도 늘었다. 임직원들에게 지급된 '신경영 20주년 격려금'으로 8000억원이 소요됐다.
각 사업 부문별로 보면,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부의 수익이 악화됐다. 동반부진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휴대폰 부문의 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휴대폰 사업이 속한 무선사업부(IM) 부문은 4분기 매출액 33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5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7.3%, 영업이익은 18.3% 급감했다.
연말 재고 조정과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고수익을 담보하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주 요인이었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부진은 심각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100억원으로, 9800억원을 기록했던 전 분기에 비해 무려 88.8% 추락했다. 세트 사업의 패널 재고 조정에 따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판매량 감소와 TV패널 가격 하락 등이 실적 악화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치킨게임에서 벗어난 반도체 부문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3%가량 줄어든 1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그간 침체에 허덕이던 소비자가전(CE) 부문만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TV의 경우 계절적 성수기 속에서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하며 8년 연속 세계시장 1위를 지켰다. CE 부문의 매출액은 14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660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각각 18.4%, 88.5%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