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뉴욕증시가 어머징 시장의 역풍을 맞고 휘청이자 신흥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25일(현지시간) "20여년전 멕시코와 아시아로부터 일어났던 위기가 최근의 신흥국 통화폭락과 겹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월가에서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감에 촉발된 신흥국의 통화가치 폭락이 신흥국의 경제는 물론 다른 나라의 경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러스 코스테리치 블랙록 투자스트래지스트는 그 동안은 연준의 양적완화로 신흥국 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되며 수혜를 받았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가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 신흥국 시장에 타격을 주고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흥국 통화에 대한 매도물량이 매수물량보다 60%나 많이 나타나는 등 신흥국 통화 및 자산에 대한 매도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흥국 위기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흥국 경기둔화로 다국적기업들의 신흥국에서의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이는 결국 다국적 기업이 많이 포진해있는 미국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USA투데이는 미 증시가 이미 평균 이하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지 않고 있고, 미 기업들이 기대 이상의 4분기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적둔화 우려가 이미 시작되고 있는만큼 신흥국 불안에 따른 기업실적부담이 커질 경우 증시하락을 추가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흥국 불안에 미 기업의 부진한 4분기 실적발표까지 겹치며 지난 23·24일 이틀동안 다우존스지수는 494포인트 급락했다.
하지만 신흥국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흥국들이 과거의 금융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온 만큼 단기적인 자금유출에 충분히 버틸만한 체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마디아스 쿠르메이 하이타워글로벌인베스트먼트 매니징디렉터는 "전세계 경제는 지난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상황과 비교했을 때 위기상화에 더 잘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