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정개특위 왜 만들었나..결국 '지금 이대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입장차 커 논의 진전 안돼

입력 : 2014-01-27 오후 4:55:5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교육감 투표용지 변경, 광역의원 선거구 조정 문제 등에서 일정 부분 합의에 근접했지만, 정개특위의 핵심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교육감 선출 방식 등에 대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는 28일 6주간의 활동이 끝나는 정개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데에는 일단 공감대를 이뤘지만, 향후 논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정개특위가 이렇듯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논의의 핵심인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등 대선당시 여야의 공통 공약이었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새누리당은 최근 지속적으로 정당공천 폐지의 위헌성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새누리당은 당론을 채택하는 대신, 정개특위에 공을 넘겼다. 공약 파기의 부담을 피해가겠다는 의도였지만, 논의를 미루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도록 해 사실상 공약을 파기하겠다는 의도다.
 
새누리당은 정당공천제 폐지 대신, 기초의회 폐지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제안했다.
 
반면, 지난 7월 전당원 투표를 통해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은 정당공천제 폐지가 전제되지 않은 어떠한 논의도 할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기초의회 폐지’·‘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제안에 대해선 "물타기"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최근 김한길 대표가 직접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만나,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와 관련해 공동 대응하는데 합의하며, 여당에 대한 압박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야당인 정의당은 정당공천제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민주당·안 의원 측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초부터 정당 공천 폐지에 반대했던 정의당은 새누리당의 공약 폐기를 비판하면서도, 정당 공천은 유지한 채, 문제점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어서 야당의 단일대오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개혁특위 여야 간사인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과 백재현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News1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측 정개특위 간사인 백재현 의원은 단순한 시한연장은 무의미하다며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담판을 촉구하고 나섰다.
 
백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요식적인 의원총회 후 당론 확정을 포기한 채 정개특위로 폭탄돌리기만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합의와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 같은 백 의원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이 문제를 새누리당에 일임한 상황에서 논의를 위한 회담에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새누리당의 경우도 이 문제를 정개특위에 넘기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백 의원의 제안에 응할 경우 다시 공약 파기 문제가 부각돼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정개특위 위원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당공천제 당론 채택이 무산됐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사실상 당론은 공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새누리당이 이미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했음을 고백했다.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지방선거는 '현행 그대로' 치러질 확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느 한 쪽도 자신의 입장을 쉽게 포기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기한 연장이 유의미한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정치개혁' 없이, 성과 없는 특위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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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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