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효리, 프로듀서로서의 가능성은?

걸그룹 스피카 신곡 통해 프로듀서 데뷔..음악적 성장 눈에 띄어

입력 : 2014-01-28 오후 1:40:01
◇가수 이효리가 후배 걸그룹 스피카의 신곡을 통해 프로듀서로서 본격 데뷔했다. (사진=B2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 이효리가 프로듀서로서 본격 데뷔했다. 후배 걸그룹 스피카의 새 노래 ‘유 돈 러브 미’(You don't love me)를 통해서다.
 
이 노래는 지난 27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 이효리가 프로듀서로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이효리의 프로듀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봤다.
 
◇걸그룹 스피카. (사진=B2M엔터테인먼트)
 
◇이효리의 색깔 입은 스피카
 
5인조 그룹인 스피카는 지난 2012년 데뷔했다. 이후 ‘독하게’, ‘러시안룰렛’, ‘페인킬러’(Painkiller),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 ‘론리’(Lonely) 등의 노래를 선보였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하지만 ‘섹시’와 ‘큐트’로 양분되는 걸그룹 시장에서 스피카만의 뚜렷한 색깔을 나타내진 못했다. 가수로서의 실력은 인정을 받았지만, 스타로서 올라서기엔 뭔가 부족했다.
 
그랬던 스피카가 지난해 발표한 ‘투나잇’(Tonight) 활동부터 대중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효리가 작사와 의상 스타일링 등에 참여한 곡이다. 외국곡을 편곡한 탓에 이효리의 색깔이 완전히 묻어나지는 않았지만, 의상과 무대 연출이 호평을 받았다.
 
신곡 ‘유 돈 러브 미’는 이효리가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노래다. 1960~1970년대 흑인 소울이 느껴지는 리듬과 브라스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멤버들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역시 복고풍이다.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멤버들의 모습과 복고풍의 멜로디 라인에서 이효리의 히트곡인 ‘배드걸’이나 ‘미스코리아’를 연상되기도 한다.
 
멤버들은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보일까?”만 고민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다른 걸그룹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걸그룹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이효리의 프로듀싱은 일단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나쁜 여자'의 특별한 가사
 
이효리는 지난해 5월 자신의 5집 앨범 ‘모노크롬’(Monochrome)을 발표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의 스타성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 등이 인기 이유였다. 하지만 특히 노랫말이 인상적이었다.
 
이효리는 ‘배드걸’을 통해 남들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나쁜 여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꾸밈 없이 써내려간 직설적인 가사가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유 돈 러브 미’에서도 이런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노래 속 주인공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예쁜 척하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가사로 대중적인 히트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이효리의 가사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대로 투영된다는 점 역시 '이효리 표' 노래의 특징이다. 이효리는 유기견 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등 사회 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미스코리아’의 가사에 이런 면이 잘 드러난다.
 
이효리는 “명품 가방이 날 빛내주나요. 예뻐지면 그만 뭐든 할까요. 자고 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진 않아”와 같은 가사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집착하는 세태에 대해 풍자했다.
 
 
◇든든한 동반자 이상순..음악적 성장은 진행 중
 
이효리에겐 누구보다 든든한 음악적 동반자가 있다. 바로 지난해 9월 결혼한 남편 이상순이다. 싱어송라이터 이상순은 지난 1999년 롤러코스터의 1집 앨범 ‘내게로 와’로 데뷔했다.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음대에서 유학하는 등 음악적 깊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사실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음악을 하는 이상순은 걸그룹의 멤버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이효리와는 정반대의 음악적 성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정반대의 성향이 오히려 이효리의 음악적 성장에 있어선 득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효리는 “이상순은 음악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며 “많은 음악을 내게 들려줬고 알게 모르게 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히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5집 앨범을 통해 댄스나 힙합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직접 작곡한 ‘미스코리아’도 어쿠스틱한 분위기와 아날로그적인 빅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노래였다.
 
든든한 지원군까지 등에 업은 ‘프로듀서’ 이효리의 음악적 성장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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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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