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주력사업에 실적명암 '뚜렷'

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회복세..금호석화 뒷걸음질

입력 : 2014-01-28 오후 5:17:5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 업계의 지난해 실적이 주력제품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폴리에틸렌(PE) 제품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은 시황 호조로 회복이 예상된다. 반면 합성고무가 주력인 금호석유화학은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타이어 교체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은 탓이다.
 
2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339억원, 403억원으로 추정됐다. 금호석유화학은 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석유화학 업체 가운데 유일한 적자다.
 
◇출처=에프엔가이드.
 
이 같은 분위기는 연간 영업이익에도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953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2012년 3717억원에서 1236억원 늘어난 규모다. 한화케미칼 역시 지난해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 전년(52억원)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1.7%, 30%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도 660억원 가량 감소한 157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희비는 주력 제품군에서 갈렸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은 각각 고밀도 폴리에틸렌과 저밀도 폴리에틸렌을 주력으로 생산, 다른 제품군의 부진을 일부 만회할 수 있었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들이 수요 부진으로 판가가 하락한 가운데 폴리에틸렌 제품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경쟁업체들의 증설 자제, 빠듯한 재고사정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반대로 금호석유화학은 업황 침체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합성고무 사업이 부진을 거듭한 게 컸다.
 
이는 합성고무 업황을 가늠하는 척도인 부타디엔의 가격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은 지난해 7월 톤(t)당 892달러까지 급락했다가 4분기 들어 1000달러 중반으로 올라섰다. 지난 2012년 2~3월 t당 가격이 3000달러를 웃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전방에서 타이어 교체 수요가 기대만큼 늘지 않았던 게 뼈아팠다. 앞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 역시 합성고무 시장에 드리워진 침체의 그늘을 피해가지 못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지난 27일 열린 4분기 기업설명회에서 "합성고무의 시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타이어 교체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데다 천연고무의 영향(공급과잉)을 받은 탓"으로 부진을 진단했다.
 
조 사장은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사가는 업체들의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당분간 눈에 띌 만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에 비해 지난해는 원료가가 들쑥날쑥해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컸던 한 해였다"면서 "올해 역시 세계 경기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완연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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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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