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떠나 '형지'로 둥지 옮긴 손수근 사장..어떤 역할 하나

여성복사업 전개 능력 탁월..포트폴리오 재정비 나설 것
"매출 1兆 형지와 손 사장의 시너지 효과 주목"

입력 : 2014-01-29 오후 2:51:20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지난해 말 갑작스런 사퇴를 선언한 손수근 전 신원 사장이 형지 사장으로 컴백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시 25년간 신원에 몸 담으며 '신원의 충성맨' 이라는 닉네임과 함께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던 손 사장의 사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업계에서는 신원의 2세 경영체제가 본격 가동되면서 입지가 좁아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사실 형지와 물 밑 접촉을 통해 일찌감치 형지행을 택하기로 결심을 굳힌 상태였다.
 
29일 형지 측에 따르면 손 사장은 지난주부터 공식 출근해 업무에 들어갔다.
 
형지가 손 사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형지의 고민인 여성복 매출 정체를 풀어줄 해결사로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손 사장은 신원에서 '베스띠벨리', '씨', '비키' 등 여성복 사업부에서 탁월한 영업 전개 능력을 인정 받아 초고속 승진 신화를 이룩한 인물이다. 또한 지난 2011년 '이사베이'를 성공적으로 론칭, 국내 여성복 브랜드 중 최단 기간 100호점 오픈 기록을 세운데 이어 중국 진출까지 성공시켰다.
 
한편 형지는 현재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라젤로', 'CMT', '캐리스노트 드'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브랜드인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지난 2005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로 국내 여성 어덜트 캐주얼 시장을 주도해 오다 최근 3년간 정체를 맞고 있는 상태다. 다른 여성복 매출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형지 관계자는 "국내 여성복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새로운 유통 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까지 손 사장이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전략 변화 등이 구체화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향후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면서 수익이 부진한 브랜드에 대한 정비작업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구 제일모직(001300)), LG패션(093050),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이랜드, 세정에 이어 업계 6번째로 매출 1조를 달성한 형지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의 아시아 판권을 인수해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원이 최근 몇 년간 내수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국에서 손 사장이  형지를 선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업황 침체 속에서도  매출 1조 클럽 가입이라는 저력을 보여준 형지와 손 사장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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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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