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긴 현대차 3인방, 올해는?

"내수침체 불구 中시장에 큰 기대"

입력 : 2014-02-02 오전 11:26:15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 '신형 제네시스'.(사진=현대차)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 3인방이 최근 일제히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현대차 3인방은 일단 미국과 중국시장이 견조하고, 신차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엔저 날개를 단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지고 내수시장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지난해보다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맏형격인 현대차는 지난 23일 2013년 연간 경영실적을 공개하고, 매출액 87조3076억원, 영업이익 8조315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매출액 47조5979억원, 영업이익 3조17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8%나 감소했다. 현대차나 기아차 모두 지난해 수많은 악재에 시달리며 그간의 고속성장을 반납한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34조1986억원, 영업이익 2조924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각각 11.1%, 0.6% 증가하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그래도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은 줄거나 둔화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차 3인방이 모두, 많이 팔고도 수익은  줄었다는 얘기다.
 
원인은 지난해 원가, 인건비, 마케팅 등 대부분의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을 압박했다는 점이다. 다만, 판매보증충당금 전입액이 감소하며, 이익률 하락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은 다행이다.
 
현대차 3인방의 올해 경영환경은 어떨까? 현대·기아차는 성장한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엔저 날개'를 단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최근 픽업 중심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6년간 침체를 겪었던 유럽 자동차 시장이 최근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우리나라 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안 좋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올해 전세계 판매량을 전년 대비 3.5% 증가한 490만대로 다소 보수적으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현대차 3인방은 중국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전문가들 대체로 현대차가 올 하반기 중국에서 신형 쏘나타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기아차 역시 3공장이 본격 가동하면서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시장에 소형 SUV 신차를 투입하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현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차 출시와 고급, RV 믹스 개선으로 국내 ASP 상승효과 기대된다”면서 “지난해 보다 양적·질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엔저 지속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현대·기아차에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다만 일본업체들의 마케팅 여력 확대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올 상반기 중국에서 15만대 양산 규모의 3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해 판매 증가율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신차 모멘텀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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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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