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주가가 15% 가까운 급락세를 연출 중이다. 모토로라 인수 발표 이후 주요 투자은행들의 투자 의견 하향 조정이 이어진 까닭이다.
4일(현지시간) 오후 1시21분 현재 홍콩 주식시장에서 레노버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12% 하락한 8.65홍콩달러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단일 낙폭으로는 2009년 1월 이후 최대다.
춘제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첫 날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은 UBS, 모건스탠리, 제퍼리스 그룹 등 5개 주요 투자은행이 레노버의 투자 의견을 줄하향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PC 시장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최근 연이어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 계획을 밝힌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레노버는 IBM의 저가 서버 사업부문을 23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 29일에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29억1000만달러의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키로 했다. 세계 3위의 휴대폰 제조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중국 이외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토로라 인수가 레노버의 저변을 확대하는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얼마나 빨리 그 효과를 거둬들일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레이스 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이후 레노버의 단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며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퍼리스 역시 투자 보고서를 통해 "모토로라 인수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앞으로 수 년간 실적에 부정적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IBM x86서버 사업 인수에 대해서도 시장은 과도한 낙관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레노버는 글로벌 PC 시장의 18.1%를 차지하며 휴렛팩커드(16.4%)를 제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