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자녀 정책 완화..국내 분유업체 '웃는다'

입력 : 2014-02-05 오전 11:49:10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분유업체들이 중국의 한자녀 정책 완화에 힘입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정체 상태인 국내 분유 시장을 대신 할 신성장 동력으로 중국 시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분유시장은 연 7조원 규모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 분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출된 한국산 조제분유는 전년보다 50% 증가한 5000만달러에 이른다. 중국 분유를 먹은 영아가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멜라민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우유에서 아질산염이 검출되는 등 유제품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높은 품질의 한국 분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
 
반면 국내 분유 시장은 출산 수 감소와 모유 수유율 증가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시장 규모가 큰 폭 줄어들었으며 2010년 이후 출산율이 최저 수준으로 유지됨에 따라 보합세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분유 시장의 규모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출산 수는 1990년 71만6000건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2005년에 43만5000건으로 최저점을 찍었고, 2010년에는 47만 건으로 소폭 회복했다. 그러나 2000년 10.2% 였던 모유수유율이 최근 40% 정도까지 상승하며 분유시장의 감소가 지속돼 왔다.
 
국내 분유 판매량은 1990년 기준 4000만 캔을 상회했고, 2000년도에도 3800만 캔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해 현재 1990년도의 절반도 안되는 1700만 캔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분유 업계는 시장상황을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남양유업(003920)은 2010년 대만의 유통에이전시인 화풍무역과 250만 캔 분량의 분유 수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항주한양무역공사와 150만 캔 분량의 수출 MOU 를 체결함으로서 중화권 분유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분유 제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러브콜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있어왔으나 중국내 안전한 유통망 확보 및 짝퉁 제품 우려 등 리스크가 높아 그 동안은 본격적인 수출을 보류해 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분유시장에서 50%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양유업 분유의 경우 우수성이 현지에 널리 알려진 상태다. 중간 상인들이 직접 국내에 입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다량 구매, 중국으로 남양유업 분유를 반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중국 내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항주한양무역공사와 손을 잡고 중국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지에 영업사원을 파견,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 250여개 중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어선 34개 도시를 핵심 타깃으로 삼아 2013년 말까지 판로 개척을 완료할 예정이며, 중국 내 지사의 설립도 검토 중이다.
 
중국 현지에서 온,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병행한다. 중국 유아 잡지, 전광판 등을 이용한 광고 활동은 물론 제품 전시회, 박람회 등의 개최도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어 홈페이지도 개설할 방침이다.
  
롯데푸드는 중국에 약 200억원(2012년 기준)의 분유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초 중국 항저우에 소재한 저장농자그룹과 롯데 파스퇴르 분유 '그랑노블'의 중국 수입에 대한 계약을 체결, 유통망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올해 400억원, 2017년에는 1000억원대의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으로 먼저 진출해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LOTTE'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분유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상하이에서 진행된 2013 CBME (상하이 국제 유아용품전)에 참여, 중국 언론에 보도되는 등 홍보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중국시장 전용 분유 브랜드인 '금전명작'을 수출해온 매일유업은 베이징, 상하이 외에 톈진, 난징, 심양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영유아 전문 매장으로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265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올해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유아식 전문기업 아이배냇도 지난해 중국 유통기업인 '중국상록유한공사'와 1500만불(한화 약 17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유업계의 중국 진출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분유에 대한 인지도 향상과 뉴질랜드 및 일본 제품의 매력도 감소 등의 외부환경과 한자녀 정책 완화 등 모두 분유 시장규모 확대에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시장을 선전하기 위한 국내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임페리얼드림XO'(왼쪽), 아이배냇 '순산양분유'.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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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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