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A&P파이낸셜(러시앤캐쉬)과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 등 대형 대부업체들이 가교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저축은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들의 우수한 신용평가시스템과 노하우, 20%대 중금리 대출 등을 내놓으며 업계를 선도할 경우 기존 저축은행의 타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성·예나래·예주·예신저축은행 등 4개 가교저축은행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 가교저축은행은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예보가 100% 지분을 인수받아 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이다
◇러시앤캐쉬 등 저축은행 우선협상 대상자
예보는 이들중 예성을 한국투자금융지주, 예나래와 예성에 러시앤캐쉬, 예신에 웰컴론을 우선협성자로 결정했다.
앞으로 예보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세부협상 등을 거쳐 이달중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후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을 거쳐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러시앤캐시는 10번째 도전만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해 제도권 진입의 '숙원'을 이루게 된다.
대부업계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이미지 쇄신과 함께 그동안 축적된 시스템노하우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대형 대부업체들이 신용평가시스템이 잘 돼 있어 신용대출의 강자"라며 "앞으로 대부업체가 조달금리 하락으로 금리가 싸지고 기존의 대부업망을 이용해 영업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대출심사시스템을 개발해 중금리대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대부업체 신용대출 분야 강력한 노하우..저축은행업계 초긴장
반면 기존 저축은행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대형 대부업체 인수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신용대출 분야의 강력한 노하우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러시앤캐시의 경우 약 100억원을 투자해 우수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했다. 러시앤캐시는 이런 인프라를 활용해 현재 30%대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은 20%대 대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러시앤캐시는 금융당국이 요구한 20% 중금리 신용평가시스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저축은행업계도 고객세분화를 위해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중이지만 러시앤캐시가 보유한 신용평가시스템과 노하우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저축은행신용대출 비중은 가계대출 중 60%를 차지하고 있어 20%금리를 앞세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진출은 기존 저축은행에 위협적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정책적 측면에서는 신용대출 노하우를 가진 대형대부업체가 저축은행업에 진출할시 신용대출 금리인하 등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하지만 개별 저축은행들은 대부업체 출신의 제도권 금융 진출에 대한 부정적 정서와 새로운 경쟁자 진입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대부업계가 수신기능을 가진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지주 소유 저축은행도 고전..방심은 금물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신기능을 갖춘 저축은행업과 차입금을 조달해 영업하는 대부업과는 다르고, 영업환경이 어려운 만큼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며 "금융지주 대기업 소유의 저축은행도 지속적인 적자로 생각만큼 영업환경이 좋지않아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부업체가 대부업을 줄여가며 저축은행업에 집중하게 되면 부실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며 "대부업체는 저축은행처럼 기업여신 등 거액여신 취급 경험이 없는 것도 약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력한 자본금과 우수한 신용평가시스템과 마케팅능력은 갖춘 대형 대부업체의 저축은행업계 진출은 서민금융 금리인하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기존 부정적인 대부업 이미지의 정서적 거부감도 함께 풀어야할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영업모델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기존 저축은행도 경쟁을 통해 서민금융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도 넓히고 금리가 낮아질수 있도록 경쟁 체제를 이루고 대부업체 이미지 쇄신도 중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