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전세가율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인가 못할 것인가가 관심사가 됐습니다.
현재 전세가율은 13년 전 역대 최고치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전세가율은 67.2%입니다. 지난 2002년 8월 67.4% 이후 가장 높습니다.
1998년 집계 이래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1년 10월인데요. 당시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69.5%입니다. 현재와 비교해 2.1%p 차입니다.
역대 최고 전세가율이 사정거리에 들어왔다지만 경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네요. 2009년에서 현재까지 지방 부동산 훈풍으로 아파트 건설이 지방에 집중됐는데, 그 건설량이 지난해부터 실제 입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월~4월 지방에서는 총 4만3569가구가 입주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8178건에 비해 139.6% 급증한 물량입니다.
공급 부족이 해결되면 전세값 상승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방에 비하면 수도권은 역대 최고 전세가율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특히 서울은 그 가능성이 더 커보이는데요.
서울의 1월 전세가율은 62.1%. 역대 최고 전세가율은 2001년 9월 기록한 64.6%. 2.5%p의 차이가 있지만 서울이 만성적인 전셋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1월~4월 수도권 입주 아파트는 2만956가구가 예정돼 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2만7963가구 대비 25.0% 감소한 물량입니다. 서울은 6038가구가 입주하는데 이 역시 작년과 비교해 21.4% 줄어든 수치입니다.
특히 4월에는 단 102가구만이 입주를 할 예정인데요. 오류동에 지어지는 '포스시티'라는 도시형생활주택입니다. 1인가구를 위한 초소형주택으로 전세 수요 분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세난에 숨통을 터줄 입주 아파트는 전무합니다.
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감소하며 전셋집 찾기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전세가율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죠.
일부에서는 어쩌면 서울 전세가율은 이미 역대 최고점을 돌파했을 거라는 말도 나옵니다.
현재 강남권에 대거 포진된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전세가율 때문입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9.58㎡의 매매호가는 현재 7억9000만원 정도. 전세가는 1억1000만원 수준. 전세가율은 13.9%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1년 이 아파트는 매매가 2억3000만원에 전세가는 7500만원 정도. 전세가율 32.6%입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시간이 갈수록 아파트 미래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시설이 열악해져 실거주자가 찾는 전셋집으로써의 가치는 하락하며 전세가율이 갈수록 떨어지며 평균을 끌어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이미 전세가율은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역대 최고치 이후 매매시장의 움직임 입니다. 집 값과 비슷해진 전셋값을 대는 대신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날지 아니면 세금 부담이 없는 세입자로 남을지. 현재 세입자들의 움직임이 매매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1980년대 주택 절대부족기,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후폭풍기 전세값이 폭등하고 전세가율도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부동산 폭등기가 이어졌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전세값과 전세가율 동반상승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