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입 화장품 매출 곤두박질..자존심 접고 '전전긍긍'

신뢰도 타격..백화점 매출 역신장 폭 증가
"가격 내리고 유통 채널 늘려도 소용 없어"

입력 : 2014-02-05 오후 4:35:45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콧대 높기로 유명한 고가 일본 수입 화장품의 국내위상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중금속 검출, 백반증 사태 등으로 신뢰도에 치명타가 가해진 상황에서 병행수입 활성화로 가격 경쟁력까지 상실하면서 그야마로 총제척 난국을 맞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입화장품은 지난해부터 매출 급감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대표 브랜드인 시세이도, SK-II, 슈에무라 등은 지난해 모두 두자릿 수 내외의 역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유통채널인 백화점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업황 불황에도 꿋꿋하게 가격인상을 단행하며 수입화장품 업계에서도 '슈퍼 갑'으로 불렸던 SK-II의 매출 하락세가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백화점의 경우, SK-II의 작년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 넘게 감소했고 B백화점에서는 거의 1/3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일본 수입 화장품은 지난해부터 매출 급감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사진=김수경 기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도 화장품 매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매출이 안 나오는 브랜드들은 구석자리로 밀려나거나 매장 유지 조차 간당간당한 상황"이라며 "올해 매출 부진이 더욱 심화될 경우 철수 압박을 받는 일본 화장품 매장들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만 고집하던 업체들도 이미 자존심을 내버린지 오래다. 홈쇼핑, 대형마트 등 유통경로를 모색하는가 하면 노세일 원칙을 접고 가격 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SK-II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홈쇼핑 판매를 진행한데 이어 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통해 백화점 판매가 대비 20% 저렴하게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시세이도 역시 지난해 인기품목 3종의 가격을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해 직진출을 선언한 일본 대형 화장품업체인 가네보도 일본 화장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심화되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직진출 직후 미백화장품 백반증 사태에 휘말리면서 제품 환불과 치료비 보상 등으로 잡음을 일으키는 등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일본 수입화장품 업계관계자는 "지난해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품질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뿌리 내린 일본 수입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적극적인 마케밍 전략을 펴며 과감하게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가격할인 정책이 오히려 그동안 굳혀 왔던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타격만 줄 뿐 매출 신장 효과로는 연결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적인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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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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