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에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40% 오른 1.3592달러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1.3620달러까지 오르며 일주일만의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유로·엔 환율도 전날보다 1.14% 상승한 138.82엔으로 거래됐다.
이날 유로 가치 상승을 이끈 것은 종전의 통화정책 유지를 결정한 ECB의 회의 결과였다.
ECB는 2월의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25%로 동결키로 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부양책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에 디플레이션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결정 여부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들을 더 살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경제가 회복의 조짐을 나타내는 현재로서는 부양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세바스티앙 갤리 소시에떼제네랄 선임투자전략가는 "디플레이션 문제가 없다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유로화에 대한 매수를 이끌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통화 완화 정책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파비앙 엘리아슨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외환트레이더도 "드라기 총재가 경제 성장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반복한 것은 유로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고용 시장이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유로 강세폭을 제한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만건 감소한 33만1000건으로 예상치 33만5000건을 하회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7일 공개되는 1월의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18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월 이상 한파로 신규 취업자 수가 7만4000명으로 급감했지만 종전의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신흥국 금융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며 신흥국 통화 가치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는 모습이다.
터키 리라화는 전날보다 1.26% 하락한 달러당 2.2103리라로 거래됐고 헝가리 포린트화도 1.10% 떨어진 달러당 226.03포린트를 나타냈다.
위그르 쿠쿡 IS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이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에서의 급격한 자금 유출이 진정되며 이들의 통화가 다시 매력적으로 보여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호주달러도 무역수지 개선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호주달러·미달러 환율은 0.53% 오른 0.896호주달러를 기록했다.
12월의 무역수지가 4억6800억호주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전 전망치 2억달러 적자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 철광석 수출 급증을 발판으로 전체 수출이 3.7% 증가한 영향이다.
스티븐 세이웰 BNP파리바 외환투자전략 담당자는 "최근 전해진 호주의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하고 호주중앙은행(RBA)이 통화 완화 의지를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다"며 "변화된 호주의 상황이 호주달러 약세 요인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