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부채한도 데드라인..워싱턴발 경제리스크 될까

美 국가 디폴트 가능성 거의 없어
경제적 불안감 제한적

입력 : 2014-02-07 오후 2:49:1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7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 미 정치권이 합의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임시합의 기간이 끝나며 부채한도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해 미국의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디폴트 공포에 따른 경제적 불안감도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디폴트 가능성 거의 없어..공화당 결국 '클린 빌' 내밀듯
 
미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정치권의 기싸움으로 디폴트 문턱까지 갔다.
 
부채한도 도달 시점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돈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을 이달 7일까지 연장키로 합의하며 급한불을 끌 수 있었다. 미국의 부채는 법정 상한인 16조7000억달러를 넘어 17조3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이번에도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국가 디폴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부채한도 증액이나 기한연장 등이 실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CNN머니는 "의회는 결국 부채한도를 증액하거나 기간을 연장하게 될 것"이라며 "아마도 일년정도 버틸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하지만 데드라인이 다가왔어도 아직 미 정부의 채권 발행 여력이 일부 남아있는 만큼 협상에는 한달 가량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공화당은 당초 부채한도 문제를 처리하는 대가로 반대급부를 받아내려 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채한도 증액 문제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어 반대급부를 얻어내기 보다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지니스위크지는 "공화당 지도부가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사업 승인이나 오바마케어 핵심조항 폐지 등 당초 추진했던 내용들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공화당이 부채한도만 단독으로 논의하는 클린 빌(clean bill)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도 "디폴트는 옵션이 아니다"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또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공화당이 정치적 리스크를 감안하면서까지 부채한도 문제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크지 않다. 공화당은 이미 지난해 보름여간의 정부 일시 폐쇄사태 이후 지지율 급락을 겪었다.
 
션 웨스트 유라시아그룹 미 정치 디렉터는 "공화당은 이번 이벤트를 두고 너무 많은 잡음을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말하지는 않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통해 얻는 것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영향 제한적..초단기 국채금리는 '급등'
 
부채한도 데드라인인 이날까지 법정 상한이 증액되지 않더라도 미국 정부가 바로 디폴트 상태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미 재무부는 이날부터 특별계정을 통해 정부 기금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일부 정리해 부채한도에 여유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같은 조치 등을 감안해 미국의 부채한도가 데드라인 도달에도 신용등급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피치는 "예정된 마감기한을 넘기는 것은 미국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기한내 부채한도 협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등급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 재무부의 임시조치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한달 남짓으로,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쯤 미 연방정부는 부채한도 상한선에 도달할 전망이다.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에서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는 이상 연방정부는 이달 말쯤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이라며 "세금 환급금 지불 등이 남아있는 만큼 남은 예산이 빨리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시장의 혼란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학습 효과에다 지난해 10월과 달리 예산안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점이 없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지 않고 있다.
 
과거 2011년과 2013년에 있었던 부채한도 논쟁도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
 
실제로 데드라인을 하루 앞둔 6일 미 증시는 7주만에 최고치를 보이며 3대지수 모두 1%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의 초단기 국채금리는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주 입찰된 미국의 4주일물 국채금리는 전주보다 8bp 상승한 0.13%를 기록했다. 2주전에는 제로, 지난주에는 0.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날 미국에 즉시 부채한도를 늘려 경제적 불확실성을 제거할 것을 촉구했다.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부채한도를 즉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늘려야 한다"며 "미국 경제가 좋은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요인이 많은 가운데 채무이행 여부를 둘러싼 논쟁으로 신뢰성 위기를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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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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