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11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4차 의료발전협의회를 열고 3시간여에 걸친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번에도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양측은 지난 주말 회의를 열어 원격의료 등 난제에 대해 7시간의 치열한 마라톤회의를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돌아선 바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4일 서울 충무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의료발전협의회 2차회의를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사진=이경화 기자)
이번 협의회 4차 회의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원격진료를 비롯해 영리 자회사 허용, 의료수가 현실화 등 의료정책 전반을 의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협은 원격의료의 구체적인 시범사업안을 통해 사전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등 양측의 주장만 되풀이됐다.
또한 의협은 의료법인의 영리 자법인 설립 허용 등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부대사업이 곧 수익사업만이 아닌 환자의 편의성 증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활성화 성공 모델을 제시할 것을 복지부에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한 차례 남은 마지막 협의회를 통해 최종 극적 타결에 나서기로 했다. 가히 벼랑끝 전술이다.
이번주 16일로 예정돼 있는 5차회의에서는 원격의료, 투자활성화 방안 등 현안 및 단기과제 구체화를 위한 개선협의체, 거시과제 논의를 위한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 등이 진행된다. 지금까지의 난항을 감안하면 합의점 도출은 여전히 어려워보인다.
복지부가 전공의 유급제 철회 등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전공의 처우 개선에 합의한 만큼, 의협으로서는 궁지에 내몰렸다. 병원협회에 이어 약사회까지, 우군을 하나둘 잃은 가운데 정부의 각개격파 전술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의협은 내달 3일 의료계 총파업 결행을 위해 외부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집안단속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이날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13차 회의를 열고,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파업투쟁에 대한 찬반 투표에 돌입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계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할 의료대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기존의 초강경 대응 방침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성창현 보건복지부 TF 팀장은 4차 회의가 끝난 직후 “진지하게 협의에 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현안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총파업과 관련해 “무리를 지어 파업을 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불법”이라며 “용납될 수 없고 국민들의 동의도 얻을 수 없다. 복지부는 의사들이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