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 여당 실세의원의 개입이 의심되는 전화통화 내역을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검찰이 발끈하고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12일 김 전 청장 사건 수사과정에서 확보된 '여당의원-국정원 인사-서울경찰청 간부'간 통화내역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불쾌하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확보한 경찰 관계자와 국정원 관계자, 정치권 관계자의 통화내역을 모두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며 "당시 수사팀은 김 전 청장의 혐의 동기를 조금이라도 밝혀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증거로 제출하면서 정치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쓸데없는 억측과 추측을 만들지 않기 위함이었다"며 "해당 정치인이 국정원 직원과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실명을 밝히는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당시 수사팀이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통화내역은 누가 누구와 언제쯤 어느 정도 시간 통화를 했다는 내역이고, 그 내용은 실시간 감청을 해야 알 수 있는 것으로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해당 정치인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또 "통화내역에 있는 해당 국정원 관계자를 이미 조사했고 현재도 이 부분을 수사 중"이라며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서울경찰청 지휘부가 지난해 12월16일 댓글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국정원 직원과 여러 차례 통화한 정황을 잡고 관련자들을 수사 중이다.
또 해당 국정원 직원이 여당 실세의원과 통화한 사실과 김병찬 전 서울경찰청 수사계장, 김 전 청장과의 통화내역도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는 수십개의 전화통화 내역 중 실제로 여당 실세 정치인이 있었음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는 없는 셈이어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