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공짜폰에 60만원 더 얹어드립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시장점유율 싸움이 격화되면서 지난 주말 120만원에서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이 등장한 가운데 이를 규제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강력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해 12월 이통3사에 보조금 과열에 따른 징계로 106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혼란은 여전하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저녁부터 11일까지 몇 시간 사이에 A 통신사는 600억~8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하루 동안에만 6000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 통신사는 폰을 공짜로 판매하면서 여기에 60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페이백(통장입금) 형태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B 통신사는 지난 주말동안 갤럭시S4 LTE-A 기종에 보조금 120만원을 실어 공짜폰에 24만원을 얹어주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루 전체 번호이동건수는 10만9112건(MVNO 이동 미포함)을 기록했다. 정부가 '시장 과열'로 판단하는 2만4000건의 4.6배에 달한 것이다.
◇이통사들이 방통위의 규제와 시장감시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부터 최대 145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얹으며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거듭된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업자들의 불법 보조금 경쟁이 시정되지않자 방통위도 한층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방통위는 오는 14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이통사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조치'를 논의해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7일 1064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사업자들에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1월과 2월 내내 보조금 경쟁이 과열된 것에 벌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시정명령 위반에 대한 조치'는 영업정지 또는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미래부 결정에 따라 시정명령을 위반한 사업자는 최대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지난 1월~2월까지의 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한 시장 조사 결과가 진행중이다. 과잉 보조금을 통한 이용자 부당 차별행위에 대한 제재 역시 빠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될 수 있어 주도사업자로 지목되는 업체는 최대 3개월의 영업정지를 별도로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시정명령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기 전에 어떻게든 가입자를 모아놓자는 생각으로 보조금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정명령 위반에 따른 조치로 영업정지 3개월, 보조금 실태조사에 대한 결과로 영업정지 3개월로 총 최대 6개월의 영업정지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길었던 영업정지 기간은 지난 2002년 10월28일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에 부과한 30일이었다. 당시 KTF와 LG텔레콤은 각각 20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 보조금 대란에 대한 미래부와 방통위의 처분은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오는 3월25일이면 방통위 상임위원이 교체되는데 새로운 분들에게 이번 사건을 떠넘길 수 없는만큼 빨리 처리할 생각"이라며 "오는 14일 회의에서 미래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다음주 중으로 미래부가 징계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