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재우가 외국인 팬의 요청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국적만 러시아일 뿐 대단하고 멋있는 분이다"
'한국 모굴스키 미래' 최재우(20·CJ제일제당)가 올림픽 참가로 방문한 소치에서 만났던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세계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꼽았다. 아무 망설임없이 나온 답변으로, 이후 최재우는 바로 안현수를 향한 칭찬과 존경을 표했다.
최재우는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며칠 일찍 귀국했다. 자신이 참가하는 대회가 일찍 끝났기 때문이다.
최재우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2차 예선에서 총 21.90점(회전동작 10.9점, 공중묘기 5.30점, 시간점수 5.70점)으로 2위를 하며 상위 20명만 오를 수 있는 결선행 티켓을 쉽게 잡았다.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최초의 결선 진출이다.
결선 1라운드를 통과하며 2라운드도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2라운드서 게이트를 벗어나 아쉽게 DNF(Did Not Finish : 경기를 끝까지 못 마친 경우) 판정을 받으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결국 결선 3라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대회를 일찍 마친 그는 선수단 본단에 비해 이른 귀국 비행기에 탑승했다.
최재우는 '소치에서 만났던 선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 한 명을 꼽아 답해달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안현수를 거명했다.
최재우는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김윤재(24·성남시청)을 만나러 아들레르 아레나에 갔다가 김윤재와 함께 있던 안현수를 처음 봤다. 이후 세 명은 함께 '인증샷'을 찍고, 경기 후에는 저녁 식사도 함께 했다.
처음 만난 안현수이나 최재우에게 남은 그의 인상은 강했다. 이제 20대인 약관의 선수에게 세계를 제패한 안현수는 돋보였다.
최재우는 "국적만 러시아일 뿐 대단하고 멋있는 분"이라며 "마인드도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마음 고생도 많았을텐데 (경기를) 잘 하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안현수를 칭찬했다.
더불어 "지금 (안)현수 형이 '핫스타' 아닌가. 언론에도 많이 등장하고, 여러모로 보기 좋은 것 같다."고 그를 만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안현수가 자신에게 물은 것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안)현수 형이 '대체 모굴이 뭐냐'며 '스키 타면서 이렇게 내려오는게 맞냐'고 물어보더라"면서 안현수가 질문할 당시 취한 포즈를 따라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