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일감몰아주기 과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감몰아주기 개정안이 오히려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을 역차별함에 따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승영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6일 '일감몰아주기 거래 증여세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월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과 비합리성을 검토·분석한 결과 시행령 부칙 조항 내용에 따라 소급과세가 발생할 문제점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증여세 신고 과정에서 제기된 비판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를 합리화하기 위해 2013년 세법 개정 후속 작업으로 상속세와 증여세법 시행령이 이달 개정된다.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증여세 과세 구조 개요 (시행령 개정안 내용 반영)
개정안은 기업규모에 따라 정상거래비율을 차등화하고 지배주주등의 한계보유비율을 바꾸는 방식으로 중소·중견기업의 과세 요건을 완화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이는 오히려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을 차별하는 처사"라며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증여세 과세제도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중소·중견기업에서는 허용되는 일감몰아주기 거래가 대기업만 안된다는 하는 점은 일감몰아주기 거래에 대한 증여세 과세의 비합리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또 "특수관계법인에서 제외되는 범위 내용을 삭제하는 대신 특수관계법인 간의 거래에서 제외되는 거래를 확대·보완하고 있으나, 다른 기업집단 소속 기업 간의 거래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항이 없다"며 "다른 기업집단 소속 기업에 대한 매출액이 일감몰아주기거래의 매출액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이 때문에 비합리적인 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다른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기업과의 거래가 일감몰아주기 거래에 해당한다"며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이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
정 연구원은 "지난해 신고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이번 개정 세법과 시행령 개정안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검토해볼 때 해당 과세제도를 폐지해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증여세 과세로 발생하는 비합리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일감몰아주기 거래를 세법상의 증여 개념과 범주에 부합되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증여로 의제해 과세하고자 하는 것에서 비롯된 잘못"이라며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조항을 폐지하고 과세 체계를 원래대로 환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