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음식료주가 수익성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음식료 업종은 1.86% 상승하며, 코스피 지수의 주간 상승률 0.92%를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음식료 업종에 대해 최근 코스피를 초과 상승하면서 불안정한 시장 내에서 상대적 안전 자산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도 제품 가격 인상에 따라 실적 향상이 예상되는 업체의 투자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이은 가격인상..투자매력 재조명
농심도 새우깡 등 과자와 즉석밥, 주스 등의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고, 코카콜라에 이어 롯데칠성이 음료가격을 6.5%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음식료 업체 가격 인상 현황 (자료제공=각 사, 하나대투증권)
증권가는 연이은 음식료 업체의 가격 인상으로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펀더멘털 약화로 부진했던 음식료 업체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지난해 4분기
CJ제일제당(097950)의 가공식품 수익성이 향상된 것을 확인한 이후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고, 줄을 잇는 제품 가격 인상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제품가격은 음식료 업종의 주요 변수이기에, 가격 결정력 강화는 호재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원유가격 상승을 이유로 유제품 업체가 제품가격을 올린 이후 4분기에는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빙그레(005180)가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 부담 증가를 근거로 가격 인상에 동참했고 최근 농심과 롯데칠성, 크라운제과,
삼립식품(005610) 등 다수의 기업이 제품 가격을 올렸다"며 "이는 음식료업종의 가격결정력이 강화됐다는 근거로 업종 특성상 양적 성장이 제한적이기에 가격 인상에 기반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음식료 업종의 가격 인상에 대해 "원재료 비용상승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인 가격 전가력의 회복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라면 가격 인상 여부 관심
제과와 음료, 재빵의 가격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남은 품목인 라면 가격 인상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시기는 2011년 11월로 당시 신라면이 730원에서 780원으로 6.8% 인상되는 등 라면 가격이 평균 6.2% 올랐었다"며 "하지만 2012년 2월에 신라면과 안성탕면 가격이 인하됐던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라면 가격 인상이 이뤄졌던 마지막 시기는 2008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라면 인상 시기는 빨라도 하반기 이후로 전망된다"며 "라면은 제과와 음료와 달리 서민물가 품목으로 분류돼 있어 가격 인상이 기호식품 대비 쉽지 않은데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고, 주요 원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어 판가 인상 명분도 미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맥 및 팜유 비중과 가격 추이, 자료제공=농심, 하나대투증권, 블룸버그)
그러나 최근 전방위적인 음식료 가격 인상 흐름에 비추어 라면 가격의 인상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혜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산업군에서 가격 인상을 완료하지 못한 업체로는 사실상 라면 업체들만 남게 되었다"며 "과징금 이슈 등이 일단락 된 상황으로 지난 4년간 불과 6.8% 상승에 그쳤던 라면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고, 이는 낮아져 온 이익률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라면은 저소득층 한 끼니 수요와 관련이 높아 가격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의 스낵 등 가격 인상으로 기대감이 고조돼 장기적으로 라면 가격의 정상화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곡물가격은 강보합 예상..급등 가능성은 낮아
전문가들은 곡물가격에 대해서는 미국의 재고 축소와 해외 기후 악화로 단기적인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옥수수, 소맥 등 미국의 재고전망치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해당 곡물 수급 우려에 따른 단기 강세 가능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며 "더불어 브라질 기후 역시 비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2월에 하향 조정되지 않은 대두의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현 시점이 해당 지역의 기후 상황에 민감한 시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요 곡물가격의 단기 강세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각 곡물의 재고 수준이 과거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곡물 재고율 연간 전망과 월간 전망치 조정 내역, 자료제공=USDA, HMC투자증권)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남미의 건조 기후와 미국의 한파가 곡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앞으로 곡물가격은 대두를 제외하고는 강보합 정도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본격적인 생육기에 접어들면서 작은 기상 여건의 변화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이지만 "곡물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아직 낮고 중장기 원화 강세 전망을 감안한다면, 음식료업체의 영업환경은 양호한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보다 '가공식품'이 낫다.."롯데칠성, 농심 주목"
전문가들은 음식료 업종에 대해 가격인상으로 확보한 이익 가시성이 높아 투자매력이 확대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혜승 연구원은 "올해 가격인상과 내수 회복 가능성, 원가 안정에 따른 음식료 업종의 이익 개선 가시성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제과 음료 등 주요 업체의 가격 인상으로 미인상 제품에 대한 인상 기대감 역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인상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가 높은
농심(004370)에 대한 주가 모멘텀 역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애란 연구원도 "올해 음식료업종의 전반적인 실적향상이 예상된다"며 업종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지난해 경기 침체와 대형마트 의무휴일제 등에 따른 기저효과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판매량 회복 전망 ▲제품가격 인상 효과 확대 기대 ▲안정적인 원가 흐름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곡물 전반적인 수급은 여전히 양호하지만 올해 수급 전망이 다소 위축된 만큼 단기적으로 국제 가격 반등 가능성도 있다"며 "곡물가격 변동에 민감한 소재식품보다 최근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 향상이 예상되는 가공식품업체의 투자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주 연구원도 "가공식품을 판매하며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며 "
롯데칠성(005300)과 농심을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전했다.
가공식품 업체는 원재료인 소재식품의 가격이 인하되고 반대로 제품가격은 인상되는 중이어서 영업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선두업체는 하위 업체대비 주가 배수 프리미엄이 과거보다 줄어 더욱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심은주 연구원도 롯데칠성을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심 연구원은 "가격인상에 따른 이익 개선이 롯데칠성의 맥주 영업적자를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음료 가격 인상으로 올해 이익 성장 우려가 해소될 것이고, 하반기의 서초동 부지 개발 착수 모멘텀과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8배로 역사적 하단에 위치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감안할 때 저가 매수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