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지난해 자동차보험 영업 적자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금융당국의 암묵적 압박으로 자동차 보험료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가입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17일 손해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의 영업적자 폭이 커지면서 자동차 보험료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은 인상 억제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금융권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6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상반기에 보험료 인상은 거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 인상 분위기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 적자 폭은 커지고 있어 보험업계의 살림을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영업실적은 1월~11월까지 75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1월~12월말까지 5749억원의 적자 대비 이미 31.18%나 넘어선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 결산이 나올 경우 지난해 영업적자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보험 영업손익 현황
(단위:억원)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7%로 보고 있는데 이미 80% 중반대를 넘어설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좋아질 상황이 없어 지속적으로 자동차 보험적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소한의 보험료 인상으로 적자 경영을 보전해줘야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풍선효과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 스스로 자구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일정 부문의 보험사 구조조정까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적자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은 보험료를 인상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어서 보험사들의 적자 구조 해결할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선적으로 보험사 자체적으로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으며 시장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