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빅데이터는 기존에 있던 생산과정을 정교화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빅데이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이익 창출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장영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1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IR협의회 조찬강연회에서 '빅데이터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기업가치 창출'에 대해서 강의했다.
장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영기법의 예로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의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자라의 경영진은 2000년대 초 MIT대학과 함께 소비패턴을 분석해 패션 트렌드를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년간의 연구조사 결과는 패션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장 교수는 "자라는 트렌드를 그때 그때 반영할 수 있도록 일반적으로 기획에서 판매에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 생산과정을 4주로 단축했다"며 "공장을 땅 값이 비싸더라도 판매지와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등 혁신을 통해 패스트패션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물류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효율적인 재고관리 시스템도 만들었다.
강연은 기업들이 버려지는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 기업의 이익 창출로 이어지는 의사결정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금요일 오후에는 마트에서 맥주와 아기기저귀가 잘팔린다는 발견만으로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기업 활동에 반영될 수 있는 특별한 의사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100여명의 상장회사 IR업무담당 임직원이 참석했다. 한 기업의 전략기획실 과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영이 강조되는 추세에서 우리 기업에 적합한 방식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