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행복주택 사업이 결국 법적 분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일 목동지구가 행정소송을 접수한 데 이어 공릉지구, 안산 고잔지구가 소송을 진행 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행복주택 시범지구인 서울 목동, 공릉, 잠실, 송파와 안산 고잔 등 5개 지역에 대한 지구지정을 확정한 직후 각 지구 주민들은 행정소송 등 강력투쟁을 선언한 바 있다.
이중 목동지구가 가장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일 오후 양천구 민·관·정 대표들은 서울행정법원에 '목동 보금자리주택지구지정 취소' 소장을 접수했다. 국토부가 근거법령의 명확성,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했고,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와 지방자치권을 훼손했다는 것이 소장의 골자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행복주택 근거 법령이 헌법에 위배 돼 무효이며, 무효인 법규에 근거해 고시한 목동 보금자리주택지구지정은 취소 돼야 한다"며 "지구지정 이후 행정소송 이외에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사업추진 강행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원고는 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이며, 피고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며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양천구의회 지구지정 취소 법적대응 건의 결의에 따라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목동지구 행복주택 주민설명회 현장 앞에서 양천구 민·관·정 합동으로 공동설명회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목동 주민 노모(35·여)씨는 "이번에 아이가 목운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과밀이다. 다른 곳은 학급당 20명이지만 이곳은 40명 정도"라며 "대부분 주민들은 행복주택이 들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호 행복주택 건립반대 비대위원장은 "주민들보다 양천구청이 공신력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민·관·정 대책합의에 따라 지자체인 양천구청이 소를 제기했다"고 소송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토부가 사회약층을 위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 한다며 지구지정을 할 땐 언제고 지금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방선거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 (국책사업을) 선거 일정과 연동하는 행위는 비겁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공릉지구 주민들은 21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황규돈 행복주택 건립반대 공릉지구 비상대책위원장은 "목동지구와 달리 이곳은 국토부 소유라 지자체가 나서지 못해 주민들이 나서게 됐다"며 "또 유휴지 황폐화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모여 청소하고 텃밭을 가꾸고 테두리를 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안산 고잔지구 역시 다음달 중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하고 막바지 검토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잠실 지구 역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호원 송파·잠실 행복주택 건립반대 공동 비대위원장은 "현장에 임시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우리 주민들은 앞으로 강경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현재 주민들로부터 소송 비용을 모금 중이며, 구청에도 사업지에 콘테이너 설치와 예산도 요청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행복주택사업이 진행되는데 전혀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 사업은 정해진 법령에 따라 추진된 사안이기 때문에 사업진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소송 진행사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됐던 송파지구 행복주택의 주민설명회 현장(왼쪽)과 송파 행복주택 개발 예시도(오른쪽). (자료제공=뉴스토마토DB, 국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