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광동제약이 연간 매출 기준으로 국내 10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기존 10대 제약사 중 일동제약이 아직 지난해 실적 공시를 하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높은 매출 신장을 근거로 10위권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동제약은 20일 지난해 매출 46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무려 40% 급증했다. 21일 현재까지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상위 제약사들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이 같은 고속성장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물 장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매출 증가와 ‘비타500’, ‘헛개차’ 등의 고성장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12월 ‘삼다수’ 유통권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월 100억원의 매출을 담보하는 등 ‘삼다수’는 지난해에만 약 1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약사로서 의약품 개발보다는 단기간의 매출 성장을 고려한 비의약품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제약사로서의 ‘품격’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에 위치한 광동제약.(사진=조필현 기자)
실제 광동제약 매출 비중을 뜯어보면 의약품이 40%, 비의약품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에 투입해야 할 연구개발(R&D) 비율은 고작 7%(매출 대비)로 상위 제약사들 중 꼴찌다. ‘삼다수’ 가세로 비의약품 판매 비중은 더 높아지게 됐다.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제약’을 빼고 광동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제약사인지 식음료회사인지 잘 모르겠다”며 “연간 수백억원을 R&D에 투자하면서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제약사들과 비교하면 광동제약이 하고 있는 ‘물 장사’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실상의 조롱이다.
이에 대해 광동제약은 꾸준히 의약품 개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2012년 300억원을 들여 GMP(우수의약품 품질관리기준) 공장에 대한 증축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며 “전문의약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한편 광동제약은 혁신형제약사 선정 논란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 43곳의 혁신형제약사를 선정,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R&D 투자비율이 낮은 광동제약 선정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다수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