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 적자폭이 커지면서 보험 가입자들은 보상을 받기가 더욱 깐깐해질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들의 한해 자동차 보험 적자가 1조원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금융당국 등의 압박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보험료율을 올리는 대신 손해보험사들은 심사기능을 강화해 보상에 따른 손실 폭을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들은 손실폭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보험과 관련된 심사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를 필두로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이 보상 관련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삼성화재는 안민수 사장이 취임하면서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2.2%로 2.6% 낮춘다며 강도 높은 감축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말 보상에 집중했던 보상서비스본부를 해체하고 자동차보험 본부를 만들어 자동차 상품개발, 자동차 보상 등 관련 된 사업부를 한 곳으로 모았다.
특히, 외제차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제차 손해율로 인한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외제차 보상팀을 신설하면서 수입차 보험에 대한 보상 조직도 강화했다.
동부화재도 자동차 손해율을 줄이기 위한 심사 강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심사) 부문을 따로 떼어내 센터로 확장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수입차와 관련해서 별도의 보상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부문으로 4개의 자동차 본부를 모두 통합했으며 자동차업무부를 자동차업무본부로, 보험사기적발을 담당했던 보험조사부를 SIU보험조사본부로 승격 시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적자는 증가하고 손해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료는 인상을 할 수가 없어 수익을 보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보험사기를 잡아내는 등의 심사조직을 강화해 자체적인 손해율이라도 낮춰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손해율 낮추기 위한 노력은 일반 자동차 보험 가입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보험 심사가 강화될 경우 보험 가입자가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는 까다로워지고 보상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자동차 보유 숫자는 늘어가고 있지만 보험사에 접수되는 자동차 사고율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보험 보상 중 비중이 큰 외제차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사고율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나타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등록 대수는 2009년 6만993대에서, 2010년 9만562대, 2011년 10만5037대, 2012년 13만858대, 2013년 15만6497대로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사고율 추이
(자료=보험개발원)
하지만 보험사에 접수된 2009년 외제차 사고율은 31.40%에서 2010년 32.70%까지 오른 이후 2011년 28.90%, 2012년 28.00%까지 떨어졌으며 2013년 4월~9월까지 28.60%로 2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특히 외제차에 대한 누수를 막기 위해 심사조직 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보험사기를 막자는 취지가 강하지만 결국 일반 보험 가입자도 사고로 인한 피해보상금을 타기가 쉽지 않은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