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금융당국이 정보유출 피해확산 방지 대책으로 내놓은 텔레마케팅(TM) 영업 금지 방침에 텔레마케터들의 아우성이 높아지자 보여주기식 영업재개 방안으로 CEO 확약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보험업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보험사 TM영업 재개를 위해 당초 마감일이었던 11일보다 늦어진 12일까지 CEO 확약서를 받았지만 일부 보험사는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제출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보험사 CEO 확인을 통해 제출된 TM영업과 관련된 고객동의 사실 확인 DB는 전체의 10%도 못미칠 정도로 적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1차로 고객정보 활용 동의 사실이 확인된 규모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도 2차 확인부터는 CEO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영업재개를 승인해주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장 많은 애로사항이 고객동의 사실 확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여서 단계적 TM영업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처음 확약서를 냈다는 것은 모든 DB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2차 이후부터 CEO 확약서를 안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텔레마케터들의 고용과 생활고 문제까지 제기되자 서둘러 내놓은 TM영업재개 방안이 확인된 고객동의 정보에 대해서만 영업 가능토록 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CEO의 확약서로 책임을 강화해 불법 취득정보 활용을 차단하겠다는 것.
하지만 텔레마케터들의 아우성에 급하게 TM영업 재개를 해야했기 때문에 규모가 얼마가 되지 않더라도 우선 확인되는 정보에 대해서만 풀어주겠다며 CEO 확약서를 요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CEO들은 당장 자신이 고객정보 활용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며 CEO확약서 제출시기는 늦어지게 됐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은 한발 물러섰다.
처음 CEO 확약서를 제출한 이후 추가로 고객동의 사실 확인한 내용을 금융당국에 보고할 때 추가 CEO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토록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3차로 계속 고객동의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때마다 CEO가 확약서를 내려면 더욱 시간이 늦어질 것”이라며 “일정부분 TM영업 규제에 대해 보여주기식 절차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직속 TM영업에 대한 고객동의 사실 확인을 이달말까지 진행하고 내달 초까지 외주로 TM영업 등을 하고 있는 4500여개 보험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고객정보 동의 사실 확인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같은 경우 사실상 TM영업재개는 4월이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영업규제 방침으로 텔레마케터들의 고충을 토로하면서 바로 TM영업재개를 해줄 것처럼 했지만 사실상 처음방침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꼴”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