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흡연 피해에 따른 진료비 환수 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흡연자 단체가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건보공단의 개인정보 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아이러브스모킹 측은 "건보공단은 담배소송을 준비하며 흡연자의 의료비와 치료비 등을 분석할 목적으로 여러 대학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자료를 제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흡연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건보공단이 전 국민의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목적으로 사용한 개인정보 내역과 용역을 의뢰한 가입자 130만명의 개인정보는 물론 앞으로의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제출할 가입자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아이러브스모킹이 10만명 회원 중 누구도 담배소송과 관련해 개인정보 사용에 동의하거나 요구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외부에 제공된 자료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법령에 대한 위반사항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이 관리하는 진료기록 등 건강정보는 금융정보에 버금가는 개인정보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의 수집·생성·이용·제공·공개 때는 반드시 개인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에 건강보험 가입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정보제공은 원천적인 불법이라는 것.
한편 이번 소송과 관련해 지난 14일 양승조 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건보공단 신년 업무보고에서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와 위법성을 입증하려면 그에 대한 개인정보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흡연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