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약가인하’ 후유증은 옛말이 됐다.
10대 제약사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평균 58% 증가했다. 대웅제약이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93%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동제약과 제일약품이 새롭게 10대 제약사에 진입했고,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제약업계 판세가 재편성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지각변동은 올 초 불어닥친 M&A 바람을 타고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뉴스토마토>가 25일 매출액 기준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201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동아ST와 종근당은 기업분할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먼저 지난해 10대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은 586억원으로 전년 대비(342억원) 58%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평균 증감율은 23%를 보였다.
이중 대웅제약의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71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369억원) 무려 93% 급증했다.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증가률이다. 이 같은 실적 증가는 코프로모션 판매 매출 증가 때문에 가능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우루사’ 광고 집행비가 집중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잠깐 감소했지만, 약가인하 역풍 속에서도 선방했다”며 “다국적제약사들과의 공동마케팅 전략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생명과학은 감소세를 보였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152억) 5% 줄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일시적인 주춤 현상으로 올해 신약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의 매출증가, 수출증대, 사업개발 등을 통해 매출 부문에서 10% 이상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액 부문을 보면, 상위 제약사들의 새로운 판짜기가 확연해졌다. 기존 간판 제약사들이 주춤한 사이 중소 제약사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절대강자 동아제약이 분할하면서 유한양행의 매출 1위는 무난하다. 지난해 9436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녹십자(8882억원), 한미약품(7301억원), 대웅제약(6825억원), 동아ST(5950억원) 순이다. 동아ST는 지난해 리베이트 파동 끝에 의사들의 집단반발에 처하면서도 매출 5위를 기록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468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3326억원) 무려 40% 급증했다. 실적이 발표된 상위 제약사들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이다. 반면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의약품이 아닌, 지난해부터 시작한 ‘물 장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삼다수’ 판매로만 약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약품도 지난해 매출 4520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영업이익 부분에서는 14억원으로 전년 대비(68억원) 무려 78%의 감소세를 보였다.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이 따라오지 못했다.
기존 간판 제약사인 JW중외제약과 일동제약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직 일동제약이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10위권 밖의 순위를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