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는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발표

입력 : 2014-02-26 오전 8:03:06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앵커 :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출발했다는데요.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혁신적인 내용이 없어서 비판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이상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기자, 오늘 발표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어떤 내용 담고 있나요.
 
기자 : 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처음 언급했는데요. 이후 기획재정부가 중심이되어서 부처별로 추진과제들을 끌어모아서 오늘 그 내용을 공개하게 됐습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크게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의 3대 추진전략으로 구성됐는데요.
 
공공기관 개혁과 재정개혁,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고, 창업과 재도전을 지원하고, R&D투자를 늘리며 세계 신시장을 개척해서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가계부채와 전셋값 해결을 통한 내수기반확대, 규제혁파를 통한 투자여건 확충, 청년과 여성고용률 해소를 통한 균형경제를 만든다는 목표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 뭔가 거창한거 같긴한데,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손에 잡히는 게 없다구요?
 
기자 :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혁신계획이면서도 혁신이 담겨있지 않다는 겁니다.
 
공공기관 개혁과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해오던 공공기관 합리화 및 정상화방안의 종합정리 수준이었구요. 실업급여 체계 개선, 희망키움통장 확대 등 일상적인 고용정책들도 혁신을 위한 3개년 계획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됐거나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후 상당부분 완료된 사업까지 신규과제에 포함됐구요. 그나마 눈에띄는 벤처·창업 활성화 대책 역시 '혁신'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미흡한 수준입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에 부합하기 위해서 '통일시대 준비'도 중요한 추진과제로 꼽혔지만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정부발표자료에 한줄도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름만 들어보면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때 추진했던 경제개발5개년 계획과 유사한거 같은데요.
 
기자 : 네 사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그 아이디어를 채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정책추진의 중심이 된 정부부처도 과거 경제개발계획을 진두지휘했던 경제기획원의 후신인 기획재정부라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합니다.
 
그런데 내용면에서는 과거보다도 크게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양적성장에 치우쳐 소득불균형 등 분배문제를 낳았다는 비판은 있었지만, 적어도 '개발'이라는 목표는 확실했는데요.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혁신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민망할정도로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계획과 함께 내 걸었던 4% 잠재성장률, 70% 고용률,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라는 474비전을 달성하는 것도 더욱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이번 계획을 발표하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고 들었는데 뭐가 문제였습니까.
 
기자 : 우선 출발에서부터 삐걱거렸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공개하면서 사전에 현오석 경제부총리나 경제부처들과의 교감이 없었다는 점이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는 겁니다.
 
정부입장에서는 새해 경제정책방향도 이미 발표했고, 신년 업무보고도 진행해야하는 시점에서 두달여만에 혁신이라고 할만한 무언가를 끄집어 내야 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때문에 오늘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혁신이라는 핵심을 놓친 채 부처별 정책과제들을 무더기로 나열하는 수준에 그칠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당초 정부가 부처 합동으로 준비했던 300페이지 분량의 계획보다 크게 축소된 자료가 오늘 최종적으로 나온 것도 불과 며칠사이에 계획을 전면수정하는 등 보이지 않는 혼란을 가져온 결과라는 평갑니다.
 
앵커 : 그렇군요. 뭔가 떠들썩하긴 한데 내용은 없고.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그런 상황이군요. 혁신이라는 공허한 메아리만 맴도는 하루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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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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