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기업은행 2년연속 정규시즌 우승..'토털배구' 효과

입력 : 2014-03-03 오전 11:06:54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KOVO))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시즌 시작 전 많은 악재가 이어지며 우려가 적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공백이 생기면서 이번 시즌은 손쉽지 않겠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모조리 '기우'로 끝났다.
 
창단 3년째를 맞는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IBK기업은행이 2013∼2014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다. 
 
◇IBK기업은행, 꼴찌 흥국생명 잡고 우승확정
 
기업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경기는 2일 치러진 흥국생명전이다. 기업은행은 올시즌 총 28번째 경기인 이 경기를 세트스코어 3-0(25-19 25-12 25-16)으로 승리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4경기가 남은 2위 GS칼텍스(18승8패·승점 51)가 앞으로 전승을 거둬도, 이제는 기업은행을 넘어설 수 없다.
 
이날 경기는 원정팀인 기업은행의 일방적인 우세가 이어졌다. 카리나(22득점, 서브4점, 블로킹2점), 박정아(16득점, 블로킹2점)와 김희진(12득점, 서브1점, 블로킹3점)이 50점을 합작한 가운데 기업은행은 블로킹도 9-2로 흥국생명을 압도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었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는 고른 배분을 통해 흥국생명 블로커들의 발을 꽁꽁 묶었다.
 
기업은행은 이날 3세트 초반 잠시 흥국생명에 끌려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김희진의 서브 에이스 등으로 바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기업은행 선수단은 우승이 결정되자 코트로 몰려나와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경기장에 미리 걸려있던 대형 천이 내려왔고 선수들은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이정철 감독을 비롯해 팀 창단을 결정한 조준희 전 기업은행 행장, 박춘홍 전무이사, 김도진 단장 등을 차례로 헹가래쳤다. 창단 3년 만에 2회 우승을 해낸 자축이었다.
 
◇'몰빵 배구' 시절의 '토털 배구'
 
올시즌 기업은행의 우승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가장 빈번히 거론되는 배경은 기업은행 특유의 '토털 배구'다.
 
최근 국내 배구는 공격력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 1명에게 팀의 공격을 모조리 의존하는 '몰빵 배구'가 판을 치고 있다. 높으면 54.3%(조이스·KGC인삼공사)에서 낮으면 43.5%(니콜·도로공사)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50% 전후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카리나 공격 점유율은 37.3%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의 공격 점유율은 카리나 37.3%, 박정아 24.7%, 김희진 21.6%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기업은행은 올시즌 전 변화가 컸다. 지난시즌 우승 주역인 알레시아가 유럽에 갔고 윤혜숙은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알레시아를 대신해 두 달동안 훈련했던 우크라이나 출신 올레나는 예상하지 못한 임신으로 팀을 떠나야만 했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교체멤버였던 채선아가 윤혜숙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흥국생명 출신 선수로 4시즌만에 한국에 다시 돌아온 카리나도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다. 우려했던 공백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채선아는 올 시즌 리시브왕을 조기에 예약했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여줬다. 채선아는 서브리시브 부문에서 1위(세트평균 4.59개)이며, 점유율 59.5%(성공률 40.7%)에 달한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한 선수가 너무 뛰어나지 않은 게 오히려 우리 팀 장점"이라며 "챔프전 집중력 유지를 위해 남은 경기 전력투구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2·3위 간 플레이오프(3전2승제) 승자와 27일부터 열리는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 맞붙어 2년연속 통합우승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V리그 여자부에서 2년연속 통합우승을 이룬 팀은 흥국생명(2005-2006, 2006-2007시즌)뿐이다. 이제 창단 3년째인 기업은행이 선배 팀을 제치고 위업을 이룰지 배구계의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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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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