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병력을 철수시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 등 주요 외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서부 지역과 동부 지역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던 군대의 철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군 통수권자인 푸틴 대통령이 훈련 중인 병력의 원대 복귀 명령을 내렸다"고 확인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군사 훈련이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해당 병력은 오는 7일까지 원래 부대로의 복귀를 마칠 예정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진주 중인 1만6000명의 병력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국제 정세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훈련병 철수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훈련군 철수가 러시아군의 크림반도 철군 명분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NN 등 외신들은 "위기를 진정시킬 수 있는 중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일 10% 넘게 하락했던 러시아 증시는 3%가 넘는 반등을 시도 중이며 유럽 주요국 증시도 1% 안팍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달 26일부터 약 일주일간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이 훈련에는 총 15만명의 병력과 120대의 헬기, 880대의 탱크가 동원됐으며 국제 사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 중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레닌그라드 일대에서 진행된 훈련을 참관했다는 소식과 러시아 흑해 함대가 우크라이나 전함을 상대로 최후 통첩을 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전해지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올랐다.
이에 발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사회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외교적 수단과 경제적 수단을 동시에 사용해 러시아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고 EU 외무장관들도 긴급 회의를 갖고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기 이전으로 돌아가 긴장감을 완화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