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전세 거래가 감소하면서 매매와 월세 거래가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매 가격 대비 전세 비율에 따라 매매와 월세 이동 강도가 크게 차이를 보였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21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세가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으나, 여전히 내려 앉지는 않다. 이는 2009년 2월 이후 5년 이상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17.6% 상승했고, 2009년 2월부터는 6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1개월 동안 상승세가 지속되는 동안 중형 주택과 경기·인천 지역의 상승폭이 특히 컸다. 규모별로 소형(60㎡ 이하)이 15.2%, 중형(60∼85㎡ 이하)이 18.9%, 대형(85㎡ 초과)이 17.6% 각각 상승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 16.6%, 경기 19.3%, 인천 19.7% 상승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월세 거래의 증가 건수와 매매 거래의 증가 건수가 비례 관계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시 아파트의 임대차 계약 형태별 거래량을 확인한 결과, 전세 거래는 전년 대비 9.4% 감소했으나, 월세 거래는 49.1% 증가했다. 또 서울시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 대비 44.7% 올랐다.
전세 가격 상승의 여파로 발생하고 있는 전세 거래 감소가 매매와 월세 거래의 증가를 동시에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서울시 매매 및 월세 거래 증가의 관계(왼쪽)와 서울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과 매매·월세 거래 증가의 관계.(자료제공=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매매 이동이 많았고, 낮은 지역은 월세 이동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산연은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영등포구 등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은 지난 한 해 동안 월세 거래 증가가 매매 거래 증가보다 많은 반면, 중랑구와 성북구, 구로구, 금천구, 강서구 등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월세 거래의 증가보다는 매매 거래의 증가가 월등히 많았다고 설명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올해도 전세 가격의 상승세로 전세에서 매매·월세로의 이동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된다"며 "매매와 월세 이동의 선택에 있어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올해도 지역별로 이동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