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은 1일 공기업과 은행에 한해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데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한나라당,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시내 모처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기업과 은행은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에 맞춰 준비해왔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연장하기 어렵다"면서 "이 분야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문제가 없고 계약기간을 늘릴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은행과 공기업을 제외한 제조업의 경우 계약기간을 늘려주면 숙련도가 높아져서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한국노총 측에서 최근 노사민정 대타협에 전력하느라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며 추후 논의할 기회를 갖자고 제안, 조만간 간담회를 다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과 관련한 노동부의 입장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정규직 근무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최근 "획일적으로 고용기간을 4년 연장한다든가, 지금 법을 그대로 끌고 간다든가 하지 않고 법제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정규직에 관한 사안은 획일적으로 밀어붙일 게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정은 계약기간 연장과 관련,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2년 더 연장하는 방안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우선 오는 7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조항을 유예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경제가 계속 나빠지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해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제 회복기까지만 정규직 전환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 지원방안에 대해서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임금인상분 가운데 30만원까지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법안이 이미 통과됐지만 이 한도액을 올리고, 사회보험료를 감면하는 등의 방안도 계속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규직 전환시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으나 세수 감소를 감안, 지원금 규모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검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